양대 국적항공사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항공사들의 1월 국제선 항공화물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대국의 경기침체와 무역분쟁 여파가 수요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국내외 경제성장률 둔화에 물동량도 '침체'
세계적인 수요 부진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1월 항공화물(수출입화물+환적화물+우편물) 처리실적은 21만7473t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했다. 양대 국적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도 두드러졌다. 대한항공의 화물수송실적은 10.2% 감소한 9만1607t, 아시아나항공 화물실적은 9.8% 뒷걸음질 친 4만9767t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애널리스트는 "국내항공사의 고운임 정책으로 인해 수송물량 감소가 전체 물동량 감소 속도를 상회했다"면서도 "화물부문 매출감소는 연료비 절감으로 만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실정도 다르지 않다. 1월 국제선 화물수송실적(FTK)은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한 57억3700만FTK(화물톤킬로미터)로 집계됐다.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에 따르면 당초 늘어날 거로 예상했던 화물적재가 수요 부진으로 사라졌다.
항공사들이 공급(AFTK·유효화물톤킬로미터)을 2.8% 늘리면서 평균 화물적재율은 3.9%포인트(p) 줄어든 56.6%에 머물렀다.
韓 여객수송 5%↑ 매출 '호조' 수익 '부진'
같은 기간 우리나라 여객시장은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호성적을 거뒀다. 1월 전국 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106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했다. 국제선이 지난해보다 6.6%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성장률이 일시적 호조를 보인 이후 3개월 연속 후퇴하는 점은 우려사항으로 지적된다.
주요 노선별 여객수송실적(인천공항 기준)은 동남아시아 일본 중국 미주 유럽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아는 전년 1월 대비 5.5% 늘어난 194만명, 일본은 3.1% 성장한 125만명, 중국은 11.6% 급증한 104만명이었다. 장거리노선인 미주는 4.1% 늘어난 46만명, 유럽은 11.6% 증가한 46만명으로 나타났다.
1월 국제선 여객수송 증가율은 대형국적사(FSC) '침체' 저비용항공사(LCC) 외국적항공사 '호조'로 엇갈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고, 아시아나항공은 2.8% 후퇴했다. 외항사는 8.1% 증가했다. LCC의 경우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각각 23.8% 22.9%의 성장률을 기록해 가장 두드러졌고,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7.3% 2.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치솟는 LCC 성장률에 대해 수익성 부진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 애널리스트는 "높은 여객 증가율은 기단 증가 외 여객 모집을 위한 운임훼손을 용인한 결과이므로 실적에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며 "국내 항공사들의 1분기 매출은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은 전년도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아태지역의 여객수송실적은 아시아역내지역과 장거리노선 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AAPA에 따르면 여객이용객은 지난해보다 8% 증가한 3216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수요(RPK·유상여객킬로미터)는 8.1% 성장했다.
공급(ASK)은 5.9% 증가한 14만7000ASK(유상좌석킬로미터)로 나타났으며, 평균 여객탑승률은 1.7%p 증가한 82.1%를 기록했다.
AAPA 앤드류 허드만 협회장은 “세계 경제에 대해 늘어나는 우려 속에서도 아태지역 항공사들이 연초에 수송한 여객은 확고한 성장세를 이어 갔다”며 “아시아지역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도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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