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8 09:16

“다가올 100년 향해 힘차게 이륙할 것”

인터뷰/ 대한항공 노삼석 화물사업본부장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맞아 새 비전 설정
한일노선서 첫 출범한 화물기 현재 44개국 124개 도시 취항


“후진국에서 항공업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빚투성이 항공사를 인수하는 게 무모한 모험이라는 걸 왜 모르겠는가. 그렇다고 건너야 할 강인데, 빠져 죽을지 모른다고 건너지 않는다면 선 자리에서 그냥 죽고 말 것이다. 결과만 예측하고 시작하는 사업, 이익만 생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업은 진정한 의미의 사업이 아니다. 만인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사업이라면 만 가지 어려움과 싸워나가면서 키우고 발전시켜 나가는 게 기업의 진정한 보람이 아니겠는가.”  (정석 조중훈 이야기 ‘사업은 예술이다’ 중에서)

한국 항공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은 한진그룹 창업주 고 정석 조중훈의 결심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석은 1969년 20억여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민영화시켰고 사명을 현재의 대한항공으로 바꿨다. 대한항공은 지난 반 세기동안 과감한 신형 항공기 투자, 인재육성, 불굴의 도전정신 등을 발휘해 세계적인 항공사로 우뚝 섰다.

1982년 일본에서 쿠웨이트까지 77t에 달하는 송유관 33개를 실어나른 일이나, 이듬해 살아있는 동물 418마리를 미국 댈러스에서 우리나라로 수송한 건 항공화물업계에서 지금까지 회자되는 에피소드다. 올해는 대한항공이 민영기업으로 새 출발한 지 50주년 되는 해다. 이 항공사 화물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노삼석 전무와 대한항공의 성장기와 미래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울고 웃은 대한항공 화물史 50년

노 전무는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의 역사를 취항 노선과 주력 화물의 종류에 따라 크게 3단계로 나눴다. 사업 초창기인 1970~1980년대는 ‘항공화물 개척의 시대’다. 그는 화물사업본부의 전신인 옛 ‘화물과’ 영업사원들이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이던 가발을 유치하기 위해 남대문시장 근처 호텔에 머물고 있는 외국 바이어들을 찾아다니며 영업에 나선 일화를 들려줬다. 당시 대한항공이라는 신생항공사를 알아봐주는 바이어는 드물었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항공화물 시장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1970년대 한일노선을 시작으로 미주와 구주노선 등을 잇달아 개척했다. 특히 1971년 서울-도쿄-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이어 이듬해 4월 서울-로스앤젤레스 직항노선을 각각 편성했다. 1974년 9월에는 ‘하늘의 궁전’으로 불리는 점보화물기 B747을 세계 최초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구주노선에는 B707 화물기를 투입해 서울-앵커리지-파리를 잇는 북극노선을 운영했다. 장거리노선 집중투자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서 이 항공사는 출범 10년 만에 500배의 수송실적 신장을 일궜다.

노 전무는 1990~2000년대를 ‘양적성장의 시대’로 정의했다. 한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화물기 내부에는 고부가 수출품목인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선박 의류 등으로 채워졌다.

수송량 성장에 힘입어 대한항공은 노선과 인프라도 본격적으로 확충했다. 화물 전용노선은 1996년 20개국 33개 도시로 늘어났고, B747 12대, MD-11 2대, A300 2대 등 총 16대의 화물 전용기를 확보했다. 세계 주요 공항에 화물 전용터미널도 갖췄다. 연간 6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김포를 비롯해 부산 LA 뉴욕 나리타 오사카 등이 대표적이다.

대대적인 투자가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6년 연속 국제화물 수송실적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외부변수에 화물사업은 희비가 엇갈렸다.

“수요가 침체하거나 고유가 등 악재를 맞으면 큰 폭의 적자에 시달렸고, 수요가 개선되면 흑자를 내는 등 불안정한 기류를 탔습니다. 특히 2008년 리먼 사태로 인한 세계 금융위기부터 몇 년간 대규모 누적적자가 이어졌죠. 당시의 위기감이 사업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외부 환경에 취약하지 않도록 화물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외형보다 내실있는 질적 성장을 택했고, 안정적인 흑자 사업을 추구했다. 또 화물기 기단을 재편하고 화물노선은 수익 위주로 재편했다. 뼈를 깎는 혁신과 구조조정으로 화물사업본부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화물기 편대 효율성 위주로 재편  

노 전무는 대한항공의 향후 비전을 묻는 질문에 ‘지속 가능 성장’이라고 답했다. 유가 금리 시장수요 등 불가역적인 위험요인들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흑자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대한항공은 그 첫 걸음으로 화물기 기단을 31대에서 23대로 줄여 효율성을 제고했다. 연료 소모량이 많던 구형기 B747-400F는 퇴역시키고 연료 효율이 뛰어난 기령 5년 내외의 차세대 친환경 기재 B777F 12대와 B747-8F 7대를 도입해 주력 기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B777F는 동체가 가볍고 기존 화물기 대비 1000km 이상 더 운항할 수 있으며, B747-8F는 기존 B747-400F보다 동체가 5.7m 길어 약 20t의 화물을 추가 적재할 수 있다.

또 네트워크 조정과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 1회 화물노선이나 이익이 낮은 노선을 과감히 없애고, 수익 노선에 힘을 싣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노 전무는 “세계 산업 지도의 변화, 주요 화주 혹은 품목의 물류흐름, 경쟁 항공사의 노선 전략들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사업본부는 지난해 4월부터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떠나는 화물기를 주 3회에서 4회로, 그 해 5월에는 캐나다 핼리팩스행 화물기를 주 1회에서 2회로 각각 증편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인도 델리행 화물기 정기편을 주 3회 투입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화물기 운항 정시성이 낮은 남미시장은 고품질 운송서비스로 화주 만족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노 전무는 “정기운항 목적지라도 성장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적시에 공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화물 시스템 도입도 화물사업본부의 혁신동력이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고객맞춤형 스마트 화물서비스인 개방형 화물시스템 ‘아이카고’(iCargo)를 도입한다. 노 전무는 이 시스템의 최대 장점으로 ‘편리성’을 꼽았다. 아이카고는 예약 판매 운송현황 등 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화주들은 화물의 이동 및 상태 변화를 이메일이나 SMS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정성’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아이카고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현재 약 20여개의 항공사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노 전무는 “대한항공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지면 아이카고가 대한항공 화물사업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IT인프라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여객기 화물칸 활용 전략 확대

올해 항공화물 시장 전망에 대해 노 전무는 수요 성장률이 약 3%로 둔화될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등은 항공화물시장의 최대 불안요소다.

대한항공은 이익 중심 경영으로 올해도 화물사업 흑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IR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적재율 76.5%, 화물매출액 3조3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은 지난해보다 0.9% 줄어든 107억4400만AFTK(유상화물톤킬로미터)로 계획하고 있다. 공급은 줄이되 적재율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해 화물수익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수송루트 확대는 화물사업본부의 최대 역점사업이다. 노 전무는 “여객기가 매년 대형화되고 네트워크도 확대되고 있다”며 “여객기 공급을 활용해 화물수익을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4월12일 주 5회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는 미국 보스턴행 여객기를 활용해 미주행 화물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50년간 축적한 특수화물 노하우로 전자상거래 신선화물 의약품 등 고부가 화물수송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신선화물 의약품 등 고부가화물의 수요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화물사업은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5G 통신장비와 같은 첨단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점도 기대요인이죠. 이 외 유럽행 전기차 배터리,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행 설비물량과 스마트폰 신제품 등은 대한항공이 개척해야 할 시장입니다.”

노삼석 전무는 “50년 역사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고객”이라며 “3국 간 거래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발로 향후 100년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0년간 고객들이 늘 함께해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해외시장 개발을 주력해 세계적인 항공사로서 이름을 널리 알려나갈 것입니다. 사업의 성공이 있는 곳에서 고객과 함께하는 대한항공이 되겠습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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