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컨테이너선사 머스크라인이 지난해 물동량과 운임 동반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함부르크수드 인수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이 20%를 웃돈 게 외형 확대에 큰 힘을 보탰다.
26일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매출액 283억6600만달러(약 31조8900억원),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 30억700만달러(약 3조3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017년 220억2300만달러와 비교해 28.8% 증가하며 외형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함부르크수드 인수 효과가 반영되며 물동량이 늘어나며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BITDA 역시 전년 27억7700만달러 대비 8.3% 플러스 성장했다. 머스크 측은 “긴급유가할증료(EBS) 도입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밀어내기 물량 증가로 긍정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복량 세계 1위 해운사는 지난해 전 세계 항로에서 두 자릿수의 실적 성장을 거뒀다. 이 회사가 실어나른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1093만9000TEU에 견줘 21.6% 증가한 1330만6000TEU였다.
동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418만6000TEU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수송량 실적을 거둔 남북항로는 21.2% 늘어난 645만TEU를 기록했다. 이 밖에 역내항로에선 47.1% 폭증한 267만TEU를 거두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머스크라인의 컨테이너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879달러로 전년 1788달러 대비 5.1% 상승했다. 동서·남북항로에서 전년 대비 각각 3.3% 4.8% 상승한 1860달러 2078달러를 기록했다.
역내항로 운임은 17.9% 상승한 1478달러를 찍으며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평균 연료유 가격은 전년 321달러 대비 32% 늘어난 424달러를 기록하며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머스크라인의 선대는 400만8538TEU(710척)로 집계됐다. 전년 412만6826TEU와 비교해 10만TEU 이상 줄어든 수치다. 자사선 256만211TEU(355척) 용선 144만8327TEU(355척) 다. 신조 발주잔량은 7만3438TEU(6척)로 전체 선대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0년 상반기까지 컨테이너선 발주와 항만 투자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올해 1월1일부터 컨테이너 운임에 덧붙여 부과하는 새로운 유류할증료(BAF)를 도입, 2020년 1월 발효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료비 상승으로 연간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AP묄러-머스크그룹 이익도 호조를 띠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6억4100만달러 대비 2.2% 감소한 6억2700만달러(약 7000억원)에 머물렀지만 순이익은 32억2100만달러(약 3조6200억원)를 달성, 전년 -11억6400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390억1900만달러(약 43조8700억원)로 전년 309억4500만달러와 비교해 26% 증가했다.
로지스틱스 부문인 담코는 지난해 60억8200만달러(약 6조8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 57억7200만달러와 비교해 5.4% 신장했다.
반면 EBITDA는 1억3900만달러에서 9800만달러(약 1100억원)로 29.5% 후퇴했다. 물류사업을 통해 취급한 해상 물동량은 66만4448TEU에서 63만9132TEU로 소폭 줄었다. 반면 하늘길을 통해 실어나른 화물은 6만9574t에서 7만5309t으로 늘었다.
터미널·예선 부분은 매출액 37억7200만달러(약 4조2400억원) EBITDA 7억7800만달러(약 8700억원)를 각각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해 34억8100만달러에서 8.4% 상승했으며 EBITDA는 6억3900만달러에서 21.8% 성장했다.
머스크그룹의 쇠렌 스코 최고경영자(CEO)는 “해상과 터미널 간의 긴밀한 협력과 터미널 최적화, 제조 능력개선 등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3억달러 이상의 비용절감을 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함부르크수드 인수로 420억달러를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 3분기 전후로 운임인상 재차 시도”
지난해 4분기 머스크그룹의 매출액은 101억8200만달러(약 11조3800억원)로 전년 대비 20.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반면 영업이익은 2억1900만달러(약 2400억원)로 전년 2억7300만달러 대비 19.8%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해상부문 매출액은 전년 59억8900만달러 대비 21.6% 증가한 72억8300만달러(약 8조1400억원)로 집계됐다. EBITDA 역시 6억1700만달러에서 9억2700만달러(약 1조원)로 50.2% 개선된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머스크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을 1~3%로 제시했다. 올해는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2018년 물동량이 3.8% 증가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목표치”라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보수적인 목표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머스크 측은 “미중 무역 갈등 외에도 미국-유럽 간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글로벌 국가 간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국가 간 무역 갈등 해소 및 운임 인상 흐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해운업 투자는 시기상조로 판단된다”며 “머스크를 포함한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은 올해 3분기를 전후로 운임인상을 재차 시도할 계획이므로, 해당 시점의 운임 인상 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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