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 주요 취항선사들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 연휴 동안 쌓인 화물들을 실어 나르며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해운업계는 연휴 이후 투입된 첫 모선에는 선복이 남아돌았지만 중하순부터 수요가 평상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화주와 육상운송사들의 물류과정이 연휴 여파로 지연되면서 일시적인 수요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남아항로는 대체로 2월 수요가 가장 부진해 최대 비수기로 꼽힌다. 2월이 설 연휴 영향과 일정이 28일로 평달 대비 짧은 게 원인으로 꼽힌다.
수요 부진을 의식한 주요 국적선사들은 일부 노선의 선박을 다음 항차에 지연 투입(슬라이딩)하는 등 공급조절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슬라이딩은 수요가 부족할 때 예정된 항차의 선박을 결항하는 대신 다음 항차에 투입해 선복을 축소하는 방법이다.
수요 부진은 화물적재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 항로 화물적재율(소석률)은 월초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월말부터 수요회복과 선복조절 효과에 힘입어 최대 90%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 운임은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4일 현재 주요 국적선사들의 부산발 홍콩행 공표운임은 TEU당 30달러, 필리핀 마닐라행은 100달러, 태국 램차방행은 50달러, 말레이시아 페낭 파시르구당행은 250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라바야행은 300달러, 베트남 하이퐁 호찌민, 태국 방콕행은 2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형 선박으로 움직이는 외국적선사는 각사의 주력 노선에 따라 운임이 천차만별로 형성돼 있다. 해운업계는 통상적으로 3월부터 성수기에 돌입하는 만큼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운임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항로는 3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하며 최대 6월까지 호재가 이어지는 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성수기 물동량 흐름이 과거에는 뚜렷했지만 수 년 전부터 퇴색되고 있다”면서도 “통상적으로 3월부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다음 달에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의 운임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항로 최대 화두로 꼽히는 유류할증료 ‘플로팅 FAF’는 잘 걷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최근 크게 내려가면서 화주들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정시 서비스에 의존해야 하는 화주들이 선사들의 방침에 순응하고 있다.
주요 선사들의 신규 서비스 개시도 화젯거리다. 우선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13일부터 베트남 하이퐁 서비스인 ‘KHP2’를 ‘HPS2’와 통합해 ‘NEW HPS2’로 개편했다. 흥아해운은 두 서비스에 기존 베트남행 서비스인 ‘KVX’까지 더해 하나로 통합했다고 밝혔다.
씨랜드(옛 MCC트랜스포트)는 현대상선의 베트남 서비스 선복 일부를 임차해, 인천 부산 하이퐁을 잇는 서비스 ‘HP3’를 20일부터 신규 취항했다. APL은 양밍과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주력하는 ‘KVM’을 개시했다. APL과 양밍은 1200TEU급 선박 각각 2척과 1척을 투입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동남아 주요 국가 간 수송된 수출입물동량은 294만7000TEU로 집계됐다. 수입이 150만4000TEU로 수출 144만3000TEU를 크게 앞질렀다. 물동량은 베트남이 92만4000TEU로 가장 많았고,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순으로 나타났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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