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째를 맞은 부산항만공사(BPA) 남기찬 사장은 올 한 해 중점 현안으로 신항 터미널 간 운송(ITT)과 북항운영사 통합 등을 꼽았다. 남 사장은 1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개월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주요 현안인 북항운영사 통합을 마무리 짓고 신항도 단일항에 가깝게 운영될 수 있도록 효율화하겠다”고 말했다.
BPA는 상반기까지 부산 북항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6년 11월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운영사를 통합해 부산항터미널(BPT)을 출범한 데 이어 동부부산터미널(DPCT)과도 추가적인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BPA는 지난해 12월 BPT에 지분 11.1%(78억원) 출자를 마쳤고 추가 통합을 위한 별도 TF를 터미널사와 공동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남 사장은 통합이 마무리되면 하역료와 고용 안정화, 정시성 확보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 운영사가 대규모 선석을 운영함으로써 중국 항만의 안개 태풍 등 기상 악화에도 부산항 체선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3년째 북항을 아시아역내선사, 신항을 국제 환적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계획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북항은 근해선사의 독자적인 생태계로 (거듭나) 650만~800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세계 20위권 항만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신항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BPA는 모든 신항 터미널 간 내부 게이트를 만들어 ITT 운송거리를 단축하고 운송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공동배차 시스템을 구축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신항 운영사 통합 논의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9월 신항 8개 터미널을 4개 또는 5개로 줄이는 통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통합 대상엔 현재 짓고 있는 2-4~6단계도 포함된다. 남 사장은 “지금까지 운영사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정책적 물리적으로 물류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물리적인 어려움은 ITT를 통해 해결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북항 재개발과 관련 통합 콘텐츠 개발과 활용에 가치를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북항 재개발사업은 부산역과 부산항을 잇는 보행데크와 경관수로가 2017년 착공한 데 이어 시민공원과 연결교량이 지난해 착공하는 등 빠르진 않지만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북항을 단순 개발이 아닌 정체성과 다양한 의미와 상징성을 가진 공간으로 발전시켜 세계적인 명소로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생가능한 역사문화자원, 인문지리, 사회환경적 콘텐츠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계획을 수립하려고 한다. 북항이 최적의 기능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충실히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만 고부가치화에 고민
그는 이어 부산항의 부가가치 창출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해 앞으로 연관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질적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연장선상에서 2020년까지 환적화물 비중을 60%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물동량 유치 전략을 소개했다.
남 사장은 하역료가 낮아서 환적화물 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지적에 “선사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하역료를 100이라고 하면 중국은 70, 일본은 200 정도”라며 “우리나라가 단계가 많아서 기본 하역료는 낮지만 전체 비용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의 중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대 연구 결과 환적화물의 경제적 효과는 컨테이너 1개당 15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 해 기준 1조7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셈이다.
물동량 목표도 환적화물에 집중돼 있다. BPA는 올해 사업계획에서 올해 물동량을 3.8% 늘어난 2250만TEU로 잡았다. 수출화물은 0.3% 감소한 1018만TEU, 환적화물은 7.5% 늘어난 1232만TEU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등의 대외 환경에서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BPA는 일본과 중국과의 협력, 동남아 신흥시장 투자, 나진항 등 북방물류 거점항 육성 등을 마케팅 전략으로 수립했다.
남 사장은 일본 컨테이너선 통합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아시아 본부장이 BPA를 방문해 중국이 정시성이 안 지켜지고 서비스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어 부산으로 환적 거점을 돌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항만 안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허치슨부두와 태안발전소의 사망사고는 기간시설의 안전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 사례다. BPA는 올해 안전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270억원 증액했다.
“올해 중점적으로 봐야 될 게 안전이다. 공사는 작년에 재난안전부를 신설한 데 이어 올 초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서 항만 안전과 관련돼 분산돼 있던 권한을 하나로 통합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50년 동안 민간기업에서 독자적으로 관리하던 TOC부두의 안전문제 등에 항만공사가 개입하려고 한다. 하역작업의 프로세스를 점검해 단계별로 어떤 안전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취약점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올해 무재해 부산항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근해선사 전용부두로 재개장한 신항 다목적부두의 적자 보전 문제에 대해선 “계약이 갱신되는 5월에 선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근해선사들이 신항에서 선석을 배정받지 못해 겪던 설움 등을 다목적부두의 재개장으로 해소할 수 있게 된 점은 큰 성과”라며 돈만 부각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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