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결국 세계 5위 탈환에 실패했다. 지난해 세계 주요 항만들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집계한 결과 광저우항이 5위, 부산항이 6위를 기록했다. 광저우항은 12월 한 달 물동량을 쓸어담으며 11월까지 5위를 지켰던 부산항을 역전했다. 세계 1위는 올해도 어김없이 중국 상하이항이 차지했다.
부산항 5% 성장…한진부두 일등공신
지난해 부산항 물동량은 2159만2000TEU로, 전년 대비 5.4%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환적물동량이 전년 대비 11.3% 급증한 1137만8000TEU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입물동량은 1023만5000TEU를 기록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터미널 별로, 지난해 가장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린 터미널은 신항3부두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로 전년 대비 24.7% 뛰어 오른 276만8000TEU를 기록했다. 신항5부두 비엔시티(BNCT)가 226만2000TEU로 16.6% 성장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신항1부두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과 다목적부두는 247만6000TEU, 46만6000TEU로 전년 대비 각각 7.9% 2.7%씩 감소했다.
북항은 부산항대교를 기준으로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신감만의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신선대·감만의 부산항터미널의 연간 물동량은 전년 대비 각각 2.5% 6.1% 증가한 8만9000TEU, 32만9000TEU로 집계됐다. 자성대부두 허치슨컨테이너터미널은 7.2% 하락한 192만4000TEU를 기록했다.
싱가포르항 성장세 ‘주목’…홍콩항 물량이탈 심화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가 집계한 지난해 세계 15대 컨테이너항만 물동량을 분석한 결과, 홍콩항과 두바이항을 제외한 모든 항만의 연간 물동량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2위 싱가포르항이 가장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 항만은 지난해 3660만TEU로 전년 대비 8.7% 성장했다.
중국 상하이항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4201만TEU를 기록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중국 닝보·저우산항과 선전항은 희비가 엇갈렸다. 2017년 4위였던 닝보·저우산항은 지난해 전년 대비 7.8% 증가한 2652만TEU로 선전항을 제치고 3위 등극에 성공했다. 중국 광저우항과 부산항의 5위 다툼은 광저우항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부산항은 광저우항과 4만TEU, 2만5000TEU 차로 겨우 5위를 유지했으나 연말에 결국 광저우항에 밀린 모습이다. 광저우항은 지난해 전년 대비 7.5% 늘어난 2189만TEU를 기록, 단 30만TEU 차이로 부산항을 추월해 7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부산항은 2013년까지 5위를 수성하다, 이듬해 닝보·저우산항에 밀려 한 계단 내려온 뒤 줄곧 6위에 머물러 있다.
홍콩항은 기존 순위에서 두 계단 하락한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물동량은 전년 대비 5.4% 하락한 1964만TEU를 기록했다. 이 항만은 지난 2004년까지 세계 1위 실적을 유지하다 싱가포르항, 상하이항 등 중국 주요 항만들에 밀려났다. 홍콩항 배후에 위치한 선전항의 발전으로 홍콩항 경유 횟수가 점차 감소한 게 배경이다.
위기를 타개하고자 지난 1월 홍콩항 콰이칭컨테이너터미널의 4개 운영사들은 운영 효율화를 위한 통합 경영 체제(홍콩항만연합)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이들 통합의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를 시행하면서 실제 통합이 이뤄질 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항은 전년 대비 2.8% 하락하면서 10대 항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두바이항은 1494만TEU를 처리하는 데 그쳤다. 톈진항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602만TEU를 기록해 두바이항을 꺾고 10위 자리에 올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벨기에 앤트워프항 등 유럽권 항만들은 지난해 견실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기존 순위인 12위, 14위를 유지했다. 로테르담과 앤트워프항은 1448만TEU, 1102만TEU를 기록, 전년 대비 각각 5.4% 5.5%씩 증가했다. 13위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항은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인 1203만TEU를 처리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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