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600달러대로 추락한 남미동안행 운임이 새해를 맞아 다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주들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 연휴에 대비해 1월 중순부터 물량을 대거 밀어내면서, 선사들의 GRI(기본운임인상) 시도가 효과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11일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675달러를 기록해 4일 1237달러 대비 약 35.4% 폭등했다. 전월 평균 500~600달러와 비교하면 약 1000달러 이상 올랐다. 이 항로 운임이 160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그동안 1000달러선을 오르내리는 데 그쳤다. SSE는 “성수기 연휴 전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며 “(탄탄한 수요 덕분에) 선사들은 GRI를 실시하고 있다. 스폿(현물)운임은 급격히 오른 상황이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요강세는 한국발 운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18일 현재 한국발 산투스행 운임은 150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일부 선사는 추가 GRI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국)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상황이 나쁘진 않다. 운임인상 시도가 효과적으로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급격한 유가인상으로 긴급유류할증료(EBS)를 걷던 주요 선사들은 내년부터 추진되는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SOx)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유류할증료를 내놨다. 100달러대의 부대운임을 제시한 선사도 있는 반면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대로 급락한 것을 반영해 할증료를 걷지 않는 선사들도 포착된다.
주요 선사들의 화물적재율(소석률)은 90~10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선사는 적재율이 50~60%에 머물렀다. SSE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의 평균 소석률은 95%를 기록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수요가 급감할 것을 대비해 선사들은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선다. 대부분의 선사가 연휴 이후인 2월2주차에 1항차씩 결항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미서안은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높은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현재 이 항로의 한국발 운임은 200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해운업계는 설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몰리면서 2000달러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휴 이후에는 일시적인 수요공백으로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노선에도 새로운 유류할증료가 도입됐지만 아직 징수에는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선사들은 기존대로 EBS를 징수하고 있다. 부과금액은 TEU당 60달러다.
주요 선사들의 화물적재율은 대부분 100%를 기록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서안 수요가 줄어들 거로 보여 위태롭다. 예상보다 수요가 강하지 않지만 소석률은 매월 90~100%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수요가 급감할 것을 대비해 2월2~3주차에 선박 1~2척을 임시결항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이 아시아-남미서안 서비스 ‘ACSA1’의 기항지를 개편한다. 11척의 선박이 투입되는 이 서비스는 그동안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페루 등을 기항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칠레(산안토니오) 대신 에콰도르(과야킬)를 기항하게 됐다.
개편된 로테이션은 가오슝-홍콩-서커우-닝보-상하이-부산신항-만사니요(멕)-라사로카르데나스-부에나벤투라-카야오-과야킬-라사로카르데나스-만사니요(멕)-엔세나다-요코하마-부산신항 순이다. 개편 서비스에 투입되는 첫 선박은 다음달 4일 부산신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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