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1차 세일앤드리스백(S&LB, 매각 후 재용선) 프로그램에 11개사 18척이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선가 규모는 총 3415억원이다.
S&LB는 해양진흥공사가 선사의 선박을 사들인 뒤 다시 빌려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사는 5년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공사에 배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일정 금액의 용선료를 내게 되고 공사는 대선 수익을 꾀할 수 있다.
신청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컨테이너선 2개사 2척 204억원, 탱크선 6개사 10척 1050억원, 벌크선 3개사 3척 525억원, 자동차선 1개사 3척 1636억원 들이다.
지난해 10월 말 해수부에서 진행한 수요조사와 비교해 선사 수는 같지만 선박 척수와 선가는 줄었다. 해수부 수요조사에선 11개 선사에서 총 20척 4511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컨테이너선 1척 벌크선 8척 탱크선 6척 다목적선 5척 등이었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실제 신청 규모가 수요조사와 차이를 띠는 데 대해 “선사들이 수요 조사 후 실제 신청서를 내는 과정에서 선가나 용선계약 등의 여러 조건들을 따져서 지원을 희망하는 선박 명단에 변화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와 공사는 2월까지 세부 검토를 거쳐 최종 지원 대상을 선정한 뒤 상세 계약 조건을 협의해 3월부터 유동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 감정평가기관에서 선박가격을 산정하면 이를 기초로 선사 신용도와 장기계약 등을 따져 선가의 70~90%를 지원하게 된다.
공사는 지난해 한 차례에 그쳤던 사업 횟수를 올해는 3회로 늘리는 한편 지원 금액도 487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1회 사업비 규모가 33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지원 규모를 늘렸음에도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공사의 지원 비율을 선가의 80%로 가정할 경우 이번 신청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선 1회 사업비의 8배인 27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엄기두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올해 선사 자산 경쟁력 강화와 경영 안정을 위해 신조선박 건조, 중고선 도입 건조, S&LB 사업 등을 통해 현대상선을 제외한 나머지 선사에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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