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한중항로에선 개방과 중국의 황산화물 규제가 관심을 끌었다. 1월 중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열린 해운회담에서 한중 양국 정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항권으로 운영되던 한중항로의 점진적인 개방에 합의했다. 선사단체에서 개방의 로드맵을 마련하면 이에 맞춰 정부가 협의해 개방 일정을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8개월 뒤 컨테이너선사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카페리선사단체인 한중카페리협회는 중앙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항로 개방의 연구를 각각 맡겼다. 중국의 경우 카페리선사들은 교통운수부 과학연구원(CATS)에 연구용역을 맡긴 반면 컨테이너선사들은 코스코에서 자체 연구를 통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의 배출제한구역(ECA) 시행은 선사들에게 부담이다. 중국정부는 10월1일부터 주강삼각주, 장강삼각주, 보하이만(베이징·톈진·허베이) 해역을 ECA로 지정하고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은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0.5%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아울러 내년 1월1일부터는 ECA를 자국 전 연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기업마다 수십억원 이상의 연료비 증가가 예상된다. 선사들은 저유황할증료(LSS)를 도입해 비용 만회에 나섰지만 채산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부과 금액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20달러 안팎이다.
물동량은 사드보복사태에 따른 부진을 털고 성장세로 전환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11월 한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3.6% 증가한 274만7747TEU를 기록했다. 수출이 4.6% 늘어난 105만6971TEU, 수입이 3.1% 늘어난 169만776TEU로 집계됐다. 1분기까지 8.7%의 감소세를 띠던 수출화물은 2분기 이후 사드사태의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났다.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연속 성장곡선을 그렸다. 다만 주력화물이었던 자동차와 폐품류 등이 현지 판매량 감소와 환경규제로 침체된 건 선사들의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환적화물은 11개월 동안 22% 늘어난 15만9842TEU를 기록했다.
운임은 수출에선 부진을 이어간 반면 수입에선 호조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운임은 지난 3월 140달러대를 맴돌다 물동량 성장과 함께 상승해 5월엔 205달러까지 치솟았다. 6월 이후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서 7월 이후부터는 150~16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1분기 내내 90~100달러 안팎을 맴돌았던 지난해에 비해 견고한 흐름이다.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은 연중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해양수산부 공표운임 기준으로 일반화주 50달러, 계약화주 20달러 안팎이다. 공표운임이 ±10%의 편차를 허용하는 점에 미뤄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계약화주 대상 운임은 10달러대에 불과한것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의 서비스 개편도 눈에 띄었다. 우선 SM상선은 9월 황해정기선사협의회 가입을 확정짓고 부산-톈진(신강)·칭다오항로에서 직교역화물(로컬화물) 수송을 시작했다. 이 항로에 배를 띄운 지 1년 반 만이다.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은 한중일 펜듈럼항로 3개 노선을 잇달아 열었고 장금상선은 천경해운과 공동운항해오던 한중일펜듈럼항로를 접고 단독 배선으로 전환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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