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호주항로는 선사들의 서비스 확대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부진한 시황을 연출했다. 지난해 연말 중국과 한국발 화물이 대거 몰리면서 운임이 100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지만 호황은 춘절 특수가 있었던 2월까지만 지속됐다. 하반기에는 투입 선복량이 증가하면서 기대했던 성수기마저 선사들을 외면했다.
상반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상승 탄력을 유지하며 선사들은 1~2월에도 100~300달러대 규모의 연이은 운임인상(GRI)을 성공시켰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중국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2월에 20피트컨테이너(TEU)당 12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한국발 운임도 GRI까지 더해지면서 14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소석률(화물적재율)도 100~120%를 기록하며 선사들은 화물을 ‘자르기’ 바빴다. 춘절 특수 물량이 빠져나간 3월부터 시황은 한 풀 꺾였다. 네자릿수 운임은 세자릿수로 떨어져 750~800달러대를 형성했으며 5월까지 이같은 운임대가 유지됐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시기 운임이 400달러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시황이라는 게 선사들의 의견이었다.
올해 호주항로는 일반적으로 물량이 몰리는 시기인 하반기에 오히려 약세를 띠었다. 선사들의 선복 확대와 서비스 신설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게 배경이었다. 8월 ANL 코스코 OOCL로 구성된 ‘A3’ 컨소시엄은 호주 노선에 투입됐던 4600TEU급 선박 1척을 5000TEU급으로 확장했고, 현대상선 APL 에버그린은 중국에서 호주를 직기항하는 ‘A1X’ 서비스를 신설해 4600TEU급 선박 5척을 새로 투입했다.
이에 따라 선사들의 물량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해에는 9월부터 물량이 급증해 소석률이 90%대를 넘나들어야 하지만, 올해는 뒤늦게 불이 붙어 10월이 돼서야 선복을 다 채울 수 있었다. 그렇지만, GRI를 시행할만큼 초과 수요가 일어나지 않아 선사들은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다.
그나마 4분기에 들어서자 중국과 한국에서 모두 선적 수요가 급증했다. 일부 선사는 150%까지 선적예약률이 올라가면서 각 선사들은 1~2차례 100~150달러대의 GRI를 단행할 수 있었다. 다만, 하반기 전반적인 운임은 9월부터 연말까지 700~800달러대를 오가는 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1100달러선을 돌파했던 상황은 재연되지 않았다. 일부 선사는 다음달에 200~300달러대의 GRI를 시도해 운임 회복을 계획하고 있다.
12월 호주항로는 월 초 크리스마스 연휴에 대비한 물량 약세가 있었지만, 중순 이후에는 다시 100% 이상의 소석률을 기록하며 원활하게 흘러가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호주 내 건설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면서 중국발 건설자재 선적이 초호황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꾸준히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몇몇 선사들이 내년부터 주기적으로 변경되는 탄력적인 유가할증료(Floating BAF) 도입을 발표하면서 호주항로에도 새로운 형태의 BAF 체제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선사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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