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고 수익을 거둔 남미동안 항로가 올해 들어선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역경제 파탄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연초 2000달러대를 유지하던 운임은 하반기엔 네 자릿수마저 무너지며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남미서안에선 선박 대형화에도 안정적인 운임이 유지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중남미항로가 운임 등락이 심한 편이지만 주요 항로 중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 1분기에는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수요 강세로 고운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동안 운임은 1월 중순부터 설 연휴(춘절)를 앞두고 물량이 쏟아지면서 2000달러 중반대를 유지했지만 3월에는 2000달러 초반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서안행은 1월 초 1000달러 초반대까지 추락했지만 중순부터 수요 회복으로 2000달러 초반대까지 치솟았다. 3월에는 춘절 연휴 이후 수출물량이 대거 빠지면서 운임이 1000달러까지 추락했다.
2분기에는 동안과 서안 모두 지지부진한 운임을 형성했다. 선박이 대형화되고 중국발 수요 약세가 운임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특히 서안행 운임은 4월 한때 400달러대로 폭락했고, 동안행도 5월 한때 1000달러 중반대까지 추락했다.
3분기부터 동안의 약세시황은 두드러졌다. 동안노선은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지역경제 침체, 환율급등, 정치불안정 등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운임이 추락했다. 3분기까지 1000달러선을 유지하던 해상운임은 12월20일 현재 6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서안노선은 운임 급등락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9월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에 따른 물량 밀어내기 특수를 톡톡히 누려, 한국발 운임이 2500~2600달러 대까지 치솟았다. 반짝 특수를 누린 서안행 운임은 한때 1000달러 중반대로 크게 떨어졌다가 20일 현재 2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2월 초 중국발 추가 선박 투입계획이 무산됐고, 중순부터 멕시코행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항로의 컨소시엄이 일대 개편을 맞은 점도 화젯거리다. 우선 남미서안 컨소시엄이 4월에 크게 재편됐다. 일본 정기선사 통합법인인 ONE이 4월부터 본격 영업에 나서는 한편, 머스크가 자회사인 함부르크수드와 손을 잡으면서 컨소시엄은 4강에서 3강 체제로 개편됐다.
재편된 컨소시엄은 ▲머스크 함부르크수드 ▲ONE MSC 하파크로이트 현대상선 ▲CMA-CGM APL 코스코 에버그린 등으로 나뉘었다. 머스크는 인수한 함부르크수드가 함께 컨소시엄에 가입하는 게 독과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한국과 중국 경쟁당국의 판단을 수용해 기존 컨소시엄에서 탈퇴했다.
12월에는 남미동안의 컨소시엄 회원선사가 대거 개편됐다. 신규 컨소시엄은 머스크·함부르크수드의 ‘ASAS1’, 하파크로이트·ONE·MSC의 ‘SX1’, CMA-CGM·코스코·에버그린·양밍의 ‘SEAS’ 등으로 기존처럼 3강체제다. 특히 ‘SEAS’ 컨소시엄은 기존처럼 뭉치는 대신 주 2항차 서비스를 주 1회의 중국발 직기항 서비스로 통합했다. 현대상선과 짐라인은 머스크·함부르크수드 컨소시엄의 선복을 임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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