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북미항로는 선복난이 지속된 까닭에 운임이 고공행진했다. 선사들의 서비스 감편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밀어내기 물량이 크게 증가한 덕에 서안행 운임은 5년 만에 2500달러를 돌파했다.
새해부터 북미항로는 운임 상승세를 보이며 취항선사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다. 선사들은 1월1일과 1월15일 북미 서안과 동안에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실시하며 떨어졌던 운임을 한껏 끌어올렸다. 중국 춘절에는 밀어내기 물량 증가에 힘입어 운임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사들은 100%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기록하며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했다. 2월9일자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상하이발 미국 서안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486달러, 동안행이 2775달러로 집계됐다. 전달과 비교해 서안은 소폭 하락했지만, 동안은 200달러 가까이 올랐다.
중국 춘절 전 1500달러에 육박했던 운임은 3월 들어 100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4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2000달러를 하회한 동안행 운임 역시 2192달러를 기록,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하반기 북미항로에선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은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1097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9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00여개 품목에 대해 10%의 관세를 물린데 이어 내년 1월1일부터 세율을 25%까지 인상할 예정이었다. 내년부터 부과되는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바이어가 늘면서 미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는 크게 증가했다. 북미 수출항로 1~10월 누계는 5.4% 증가한 1452만4000TEU를 기록했다.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하자 운임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8월 미국 서안 운임은 FEU당 1년 6개월 만에 2000달러를 넘어섰으며, 동안도 2500달러를 돌파했다.
소석률도 100%에 달하자 선사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웃돈을 얹으면서까지 화물을 선적하는 화주들이 상당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까지 겹친 탓에 화주들은 미국행 배편 수배에 골머리를 앓았고 운임 상승세는 지속됐다. 10월 서안행 운임은 5년 만에 2500달러를 돌파했으며, 동안행도 3500달러를 넘어섰다.
비수기가 무색했던 북미항로의 열기는 12월 들어 주춤했다. 이달 초 미중 정상의 90일 휴전협정 합의 이후 미주항로 운임은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안은 2000달러, 동안은 3000달러를 밑돌았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운임이지만 전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무역분쟁 휴전으로 물동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한 선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오션과 디얼라이언스는 수요 감소에 대비해 총 6차례의 임시휴항을 통해 운임 하락폭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4분기부터 이 항로에 22척의 선박이 추가로 투입된 탓에 올해 말까지 운임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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