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상운송시장의 전자식운행기록계(ELD) 장치 설치 의무화로 화주·물류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18일 차량의 업무시간(운행+휴식시간) 거리 위치정보 등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ELD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미국 내륙운송시장에선 당초 기대했던 장점보다 단점이 크게 부각됐다.
운송기사들의 인권과 건강을 위해 ELD 장착이 의무화됐지만 기기 설치가 오히려 기사들의 비용 부담과 근로시간 규제로 작용하면서 내륙운송 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주요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육상운송료가 급등하면서 비용부담에 시달렸다.
업계에 따르면 약 322km(200마일)를 기준으로, 미국 부두에서 화주 공장까지의 운송료는 11월 한 때 기존 요율보다 평균 300~400달러 인상됐다. 특히 서배너항과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앨라배마주까지 거리가 편도 280마일(평균 5~6시간 소요)에 달해 비용부담이 상당했다. LA-앨라배마 구간의 팀트럭킹 요율은 지난 1분기 대비 1000달러 이상 올랐다.
ELD 설치 의무화는 선사의 문전수송 서비스도 어렵게 만들었다. 선사들이 대규모 물량으로 운송사와 연간계약에 나서다보니 컨테이너당 운송료가 지나치게 저렴해 현지 운송사들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주요 선사들은 급등한 육상운송료와 화주와의 납기문제에 부담을 느껴 서비스 중단을 공표했다.
포워더들은 물류비용 증가보다 납기를 보장하지 못해 화주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물류업계는 ELD 의무화로 차량 수배가 힘든 곳이 시카고-서배너-뉴욕-롱비치 순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카고가 위치한 중부지역은 트럭수배의 어려움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에서 주요 핵심지역으로 뻗어가는 화물들이 많고, 편도 4시간이 소요되는 수출입화물 수송보다 비슷한 요율에 여러 건을 처리할 수 있는 인근 내수화물 운송에 기사들이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물류비용 증가에 민감한 자동차부품 화주들은 최근 현대기아차 공장 인근에 위치한 서배너나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신규 물류창고 확보에 나서는 등 각종 대안을 모색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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