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전용선사인 대한해운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해운을 비롯해 화주 조선사 등 관련업계 관계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성대히 열었다.
대한해운은 대한해운공사가 민영화되던 1968년 12월12일 출범했다. 정부가 대한해운공사를 민영화하자 당시 수장을 맡고 있던 고(故) 이맹기 사장이 공사를 나와 임직원들과 차린 기업이 바로 대한해운이다. 출범 당시 이름은 ‘코리아라인’이었다.
대한해운공사 민영화하던 해 설립
이 회사는 창립 이듬해인 1969년 해운사업면허를 취득한 뒤 4월11일 일본 선사로부터 사들인 첫 사선인 유조선 <글로리아>호를 취항하며 해운사로서 출발을 알렸다. 1972년 원양항로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4년 후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와 10년짜리 광탄선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하며 전용선 전문 해운기업으로 항로를 잡는다.
1981년 회사 이름을 현재의 대한해운으로 바꾼 국적선사는 1990년대 들어 빠른 성장을 일구며 국내 선두권 에너지자원 전문 전용선사로 우뚝 선다. 한국전력 발전용 원료탄 장기수송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가스공사 LNG(액화천연가스) 수송에도 참여한 게 이 시기다. 1992년 4월23일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국내 주식시장에 회사를 공개했다.
견실한 성장을 이어오던 대한해운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위기를 맞는다. 해운 호황 당시 확대한 무분별한 용대선 사업이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2011년 1월25일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대한해운은 법정관리 신청을 절치부심의 계기로 삼는다. 용대선 등 부실사업을 정리하고 전용선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재정 안정화에 성공한 뒤 2013년 SM(삼라마이다스)그룹에 인수되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
그룹 편입 이후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대한해운은 회사 포트폴리오를 철저히 전용선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 한국전력, 가스공사, GS칼텍스, 에쓰오일, 세계 1위 광산 회사인 브라질 발레 등 선종을 가리지 않고 잇달아 장기계약 입찰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중이다. 대한해운은 현재 포스코 가스공사 등 총 33척을 운항하며 연매출 7200억원을 거두는 국내 1위 전용선사로 성장했다.
아울러 삼선로직스를 완전 자회사화하며 대한상선으로 사명을 바꾸는 한편 창명해운 지분 30%를 인수하는 등 계열사 확장에도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장기운송계약에 투입할 선박을 모두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며 해운과 조선 화주 간 동반 발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은 이 회사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블록체인등 물류혁신 요구에 적극 부응
이날 행사에서 대한해운 경영진은 100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오현(
두 번째 사진) SM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해운 창립 50주년은 일류기업의 징표인 100년기업을 달성하기 위한 반환점을 돌아가는 의미 있는 시점”이라며 “1000년 전 장보고가 이룩한 해상제국의 영화를 다시 누리고 내실있는 100년 우량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창의와 혁신을 기반으로 한 ‘불광불급’의 정신으로 해운산업의 영광의 시대를 펼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SM그룹의 해운라인업을 통한 사업시너지로 정기선 부정기선 컨테이너선 해상터미널 등의 사업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세계적인 선사로 거듭나고 고객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하는 ‘감동경영’과 ‘상생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중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칠봉 사장은 100년기업이 되기 위한 두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바로 안전운항과 고객 만족도 제고다. 김 사장은 “해운회사에서 안전 운항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선박의 철저한 관리와 지속적인 선원 교육을 통해 운항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완벽히 제거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고객의 사소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환경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친환경 선박과 사물 인터넷, 블록체인 도입 등 고객들의 물류 혁신 요구에 적극 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종수 가스공사 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가스공사와 대한해운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대한해운은 10번째 국적 LNG 운반선 <아카시아>호가 2000년 1월에 오만에서 운항을 시작한 이래 17호선 18호선 20호선과 미국 사빈패스와 우리나라를 오가는 국적선 2척을 운항하는 등 총 6척의 선단으로 국내 LNG 도입 물량의 21%를 웃도는 370만t을 수송하고 있다.
그는 “2019년에 가스공사의 5번째 LNG 인수시설이 제주기지에 완공되면 (대한해운이) 제주와 통영을 오가는 소형 LNG수송선 2척을 새롭게 운항하면서 제주에 LNG를 수송하는 최초의 선사로서 제주의 LNG 자립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한해운은 국내 해운업계와 화주, 조선사, 금융권 대표와 함께 핸드프린팅 행사를 갖고 해운 관련업계의 동반 성장을 기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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