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의 롯데로지스틱스 흡수합병 계획이 신용평가기관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받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존 사업에 롯데로지스틱스의 육상운송부문이 더해지고, 롯데그룹의 물류부문 통합으로 계열물량과 시설투자 등이 집중돼 사업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제41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계열사에 대한 지원가능성이 반영된 점도 자체신용도에서 1노치 상향하는 데 크게 반영됐다.
한기평은 이번 합병으로 차입금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부담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존 사업인 택배사업 SCM(3자물류·항만운영) 및 글로벌사업에 롯데로지스틱스의 육상운송이 더해져 합병 시너지가 크게 강화될 거라고 전망했다.
특히 두 회사로 나뉘어져 있던 롯데그룹의 물류부문이 단일회사로 통합돼, 롯데그룹의 국내외 유통·건설·화학 등의 계열물량 매출이 집중될 거라고 평가했다. 또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택배 물류사업에서 국내 유통물량을 갖춘 롯데 계열사들의 물류 수요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 시설 효율성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거로 분석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이번 합병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 수시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이 회사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하향하는 쪽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이 경기에 민감하고, 경쟁강도도 높은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사업은 업체간 경쟁 심화, 단가하락 등으로 지난해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CM사업도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형성장이 정체돼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다. 글로벌사업은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교역량 변화 등이 불안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롯데로지스틱스의 벤더사업 중단 검토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한신평은 롯데로지스틱스가 벤더사업 중단이 현실화되면서 수익 및 이익창출력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벤더사업은 롯데그룹의 편의점업체인 코리아세븐과 바이더웨이를 주 고객으로 하는 상품도매업으로, 지난해 롯데로지스틱스의 전체 매출액 3조4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을 차지했다.
한신평은 “(롯데로지스틱스는) 매출총이익의 약 60%를 기여하는 벤더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연간 700억원 내외의 매출총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던 사업이 중단되면, 합병법인의 실적 저하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도 발목을 잡는다. 합병으로 인해 총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는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EBITDA 기여도는 낮다. 여기에 택배터미널인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 구축을 위한 투자가 계획돼 있어, 재무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기평은 합병 이후 실질적인 경영권은 변동이 없을 거로 전망했다. 합병 이후 주요 주주의 지분율은 롯데지주가 21.7% 롯데케미칼이 11.5% 호텔롯데가 10.7% 등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은 70%를 유지한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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