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 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와 글로벌 IT 수요에도 불구하고 미중통상갈등과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으로 올해보다 증가세가 소폭 둔화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수출입 평가 및 2019년 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 수출이 올해보다 3% 증가한 6250억달러, 수입은 3.7% 증가한 5570억달러로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액이 데이터센터 서버제품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무인자동차 등 신시장 성장에 힘입어 단일품목 최초로 1300억달러 돌파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가 하락으로 수출증가율은 금년 30%대에서 5%로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선박은 지난 2년간 증가한 수주 물량 인도와 부진했던 전년 실적의 기저효과로 10% 증가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국내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수출물량이 확대되면서 5.2%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기계는 중국, 미국, 인도 등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컴퓨터는 클라우드 서버 및 SSD 수요 확대로 모두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자동차 수출은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SUV 수요 증가 등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세단 수요 감소 및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호조세를 보이지만,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제품은 해외생산 확대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철강은 미국 수입규제로 인해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우리 무역은 2년 연속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수출액 또한 사상 최초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로써 올해에도 세계 수출 순위 6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 품목에서는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이 예상되며 소재·부품 부문의 무역흑자는 이미 1000억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반도체 수출의 경우 선제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국내업체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와 해외시장 다변화 노력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내년에도 우리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세계 보호무역 기조 지속, 브렉시트, 선진국의 통화 긴축, 미국의 자동차율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불안 요인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환율과 금리 변동성 확대 등 단기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고 소재부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통상 리스크 대응, 소비재신산업 수출경쟁력 강화 등 우리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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