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에선 중국의 배출제한구역(ECA) 시행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정부는 10월1일부터 주강삼각주, 장강삼각주, 보하이만(베이징·톈진·허베이) 해역을 ECA로 지정하고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은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0.5%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중국정부는 올해 1월1일부터 해당 지역 항구에 접안한 선박을 대상으로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행했으며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보다 1년 빠른 내년 1월 해당 해역을 진입하는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도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진 지난달 전격 시행됐다.
시행시기를 앞당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선박 배출가스 규제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로써 ECA를 진입하는 선박들은 반드시 0.5% 이하의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선사들은 중국의 환경규제로 비용 상승이 현실화되자 채산 확보를 위해 부대운임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저유황할증료(LSS)다. 국적선사들은 11월15일 부산 출항부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달러의 LSS를 도입했다.
중국발 화물 요율은 TEU당 140위안, FEU당 280위안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외국선사들도 도입 폭은 제각각이지만 할증료 부과에 모두 동참하는 모습이다. 중국선사들은 10~20달러선을 부과키로 결정했고 원양선사인 APL은 TEU당 25달러를 부과할 계획이다.
다만 선사들 사이에선 비용 증가에 비해 할증료 부과 폭이 낮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추후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사 관계자는 “공해상에선 일반 벙커C유를 때다가 중국 상하이항에 들어갈 땐 저유황유인 디젤을 쓴다”며 “환경 규제로 한중 구간에서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물동량은 11월 들어 호조를 띠었다. 선사들은 석유화학제품(레진) 소비재 중심으로 선적예약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집계물량은 6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9월 한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27만6234TEU로, 지난해 같은 달의 24만1278TEU에 견줘 14.5% 늘어났다.
8월 제자리걸음(0.1%↑)을 보였던 한중항로 물동량은 한 달 새 큰 폭으로 도약했다. 수출화물은 10.4% 늘어난 10만4954TEU, 수입화물은 17.2% 늘어난 17만1280TEU였다. 수출화물은 이로써 4월 이후 6개월 연속 성장곡선을 유지하는 한편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성장을 회복했다. 지난 4월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선 뒤 5~7월 3개월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가 휴가시즌인 8월 5%대로 성장률이 둔화된 바 있다. 이로써 1~9월 누계 물동량은 3.1% 증가한 220만9313TEU를 기록했다.
운임은 수출에선 보합세, 수입에선 하향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60달러대를 유지했던 수입화물 운임은 11월 들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9일 현재 150달러에 머물렀다. 올해 4월 148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은 해양수산부 공표운임 기준으로 일반화주 50달러, 계약화주 20달러 안팎이 유지되고 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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