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호주항로는 꾸준히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몰려드는 수요에 힘입어 선사들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고운임 형성에 성공한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이달 9일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735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12일 716달러보다 약 20달러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시장 운임도 지난달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부산발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700~850달러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선사들은 11월 초 TEU당 100달러대의 GRI(운임인상)를 시행하기도 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장기계약 화물 운임은 여전히 500달러대라 그외 2주에 한번씩 운임을 조정하는 FAK(품목 무차별 운임) 화물 운임을 지금 수준에서 더 올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6월부터 각 선사들이 도입했던 EBS(긴급유류할증료) 혹은 BAF(유류할증료)는 TEU당 55~60달러대로, 현재도 여전히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몇몇 선사들은 오는 12월 혹은 내년 1월부터 30~35달러 정도 추가 인상하거나 할증료 책정 구조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호주항로는 유례없는 물량 폭증으로 1300달러대의 최고 운임을 시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선복 수요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항로 내 선복이 늘어나면서 올해 11월에는 초과 수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선사 관계자는 “물량 대부분 주어진 선복 안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화물적재율(소석률)은 80~100%대를 형성했다. 지난달 120%대를 기록했던 것보단 잠잠해진 모습이지만 전반적으로 선복을 다 채우는 분위기다. 고운임 정책을 시행 중인 선사의 경우 소석률이 80% 정도에 머물렀다. 선사들은 10월의 원활한 선복 수요가 다음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내달 1~2주 차가 복병으로 남아 있다. 12월 초에 한국에서 출항하는 선박은 호주의 크리스마스 기간에 도착하게 되므로 선적 예약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 호주는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초까지 10~14일을 휴일로 보내기 때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12월 초반은 호주항로에서 보릿고개로 여겨진다”며 “올해 호주는 22일부터 연휴가 시작돼 해당 기간에는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이후 연말에는 다시 선복량이 늘어날 거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코트라에 따르면 호주 내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내각제인 호주에서 최근 노동당 지지율이 집권 여당인 보수연합당을 10%p 앞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당은 고비용 구조에서 생산된 자국제품을 저렴한 수입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무역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향후 노동당이 집권당으로 올라서서 지지 정책을 시행할 경우 장기적으로 수출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대호주 투자업체들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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