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활황이 비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부과되는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미국 바이어가 늘면서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 화물 수요가 저조하며 부진을 거듭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다.
미국은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1097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9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00여개 품목에 대해 10%의 관세를 물린데 이어 내년 1월1일부터 세율을 25%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미국발 추가관세 부과를 앞두고 해운물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관세 보복과 비교해 압박 수위가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밀어내기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내 전자식 운행 기록계(ELD) 설치 의무로 인한 내륙운송 시간 증가도 선적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수기가 무색한 북미항로의 열기는 12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선사들은 추가관세에 대비한 밀어내기 물량으로 12월까지 강한 수요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중국 정부의 수출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세(증치세) 환급률 인상도 물동량 증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취항선사들은 다음달부터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실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APL은 12월4일과 1월4일 AW4 서비스를 임시 결항한다. 로테이션은 칭다오-닝보-상하이-부산-콜론-서배너-찰스턴-보스턴-뉴욕-콜론-칭다오 순이다. 더불어 중국발 미국 서안행 서비스인 SC1 CC2 PE2 WC에서 12월과 내년 1월에 걸쳐 감편을 진행한다.
하파크로이트도 다음달 2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임시결항을 실시한다. 감편 루프는 PN3로 아시아발 수출항로는 12월5일 홍콩 출항편부터이며, 북미 서안발 항로는 12월22일부터다. 나머지 선사들도 향후 상황을 고려해 임시결항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5년 만에 2500달러를 돌파한 미국 서안행 운임은 11월에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11월9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57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2503달러에서 72달러 올랐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3613달러를 기록, 전달 3304달러와 비교해 300달러 이상 오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동안행 운임이 3600달러를 돌파한 건 2017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초 180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오른 셈이다.
북미항로 물동량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민간 통계서비스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10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60만TEU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한국 대만 베트남 인도가 호조를 띠었다. 중국발 화물은 13.9% 증가한 101만4308TEU로, 63.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 한국은 30.2% 증가한 17만9642TEU, 3위 대만은 19.1% 증가한 8만2209TEU, 4위 베트남은 23.9% 증가한 8만1093TEU, 5위 홍콩은 9.7% 감소한 6만4027TEU를 수출했다. 5위권 국가 중 4개국이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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