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산업이 내년에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6일 서울 소공로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9년 해운전망 국제세미나’에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빅데이터분석센터 최건우 전문연구원은 “내년 컨테이너선 시장은 원양항로에서 하락세, 아주항로에서 소폭의 상승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연구원은 내년 한 해 북미항로와 유럽항로 운임이 올해보다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북미서안운임은 내년 상반기까지 하강곡선을 그린 뒤 7월과 9월 계절수요를 배경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평균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1400~1500달러 사이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618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내년 상반기 1410달러, 하반기 1550달러를 보일 거란 예상이다.
북미항로 수요와 공급은 각각 3.5% 2.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의 8.4% 5.7%에 비해 둔화된 수치다. 미중무역분쟁발(發) 밀어내기 물량은 내년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거로 보인다.
▲KMI 해운빅데이터분석센터 최건우 전문연구원 |
최 연구원은 내년 유럽항로 평균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750~850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의 876달러보다 낮고 올해의 828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내년 상반기 810달러, 하반기 800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점쳐졌다.
수요와 공급 증가율은 각각 1.6% 6.7%의 회복세가 예상됐다. 올해 수요와 공급 증가율은 각각 1% 0.1%에 그쳤다.
내년 동남아항로 평균운임은 150~165달러로 관측했다. 올해의 146달러보다 최대 13% 오른 수치다. 내년 상반기 150달러, 하반기 165달러 등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곡선을 그릴 거란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됐다.
완전경쟁시장 동남아항로 합종연횡 필요성
최 연구원은 내년에 컨테이너선산업에서 16억달러의 영업손실(EBIT)을 낼 거란 전망을 내놨다. 유류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년 4분기부터 황산화물 규제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선사들의 손익계산서를 붉은 색으로 물들일 거란 견해다.
그는 “유류할증료 부과가 어려운 서비스의 경우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사들의 전체 영업이익 규모는 2014년 54억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2015년 48억달러, 2016년 -36억달러, 지난해 46억달러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8억달러 흑자가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또 아시아시장이 현재 완전경쟁시장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사 간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장집중도를 평가하는 허핀달허슈만지수(HHI) 조사 결과 아시아역내항로는 852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항로는 1605, 북미서안항로는 1249, 북미동안항로는 1486이었다. HHI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집중도가 심하고 낮을수록 경쟁이 심하다는 걸 의미한다.
벌크선 시장 공급증가율이 수요증가율 앞서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시장 발표를 맡은 KMI 윤희성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내년엔 올해보다 5% 가량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만6060달러였던 케이프사이즈 평균 용선료가 내년엔 1만5250달러로 떨어진다는 예상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1만1478달러 하반기 2만642달러에서 내년 상반기 1만1000달러 하반기 1만9500달러로 하향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근거로 내년에 선대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다소 웃돈다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물동량은 1.7%, 선대는 5.6% 성장한다는 예상이다. 수요 측면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둔화되는 반면 한중일 3국의 석탄 수입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 측면에선 신조선 인도량이 5.6% 늘어나고 해체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간다는 견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황 호전으로 신조선 발주는 늘어나고 있지만 해체량은 하락세를 띠고 있다. 윤 센터장은 해운산업 내 핵심 키워드 추출 분석에서 ‘혐오’와 ‘공포‘가 다수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KMI 전형진 해운산업연구실장은 파나막스 운임은 올해 1만2200달러에서 내년 1만2000달러로 약세 전환하는 반면 수프라막스 운임은 올해 1만1300달러에서 내년 1만2200달러로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올해 평균 1374달러에서 내년 평균 1350달러로 하강곡선을 그린다는 전망이다.
파나막스 시장에서 석탄 곡물 마이너벌크 등 물동량은 올해 17억3600만t에서 내년 17억7200만t으로 2% 성장하고 공급은 2억630만t에서 내년 2억1110만t으로 2.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프라막스 수요와 공급 증가율은 3.3% 2.2%로 전망됐다. 전 실장은 파나막스 시장의 경우 수요 둔화로 수급균형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조선시장을 맡은 한바다해운 이성구 팀장은 내년 초대형유조선(VLCC) 시장은 올해보다 상승장세를 구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1분기 용선료는 올해 1분기에 비해 3배 이상 오른 3만5800달러에 이를 거란 예상이다. 내년 2분기와 3분기엔 올해 시황을 다소 밑돌다 4분기에 다시 3.5%의 용선료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석유제품선 시장도 내년 4분기 운임이 LR2에서 2배 오른 1만8115달러, MR2에서 30% 이상 오른 1만33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올해보다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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