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들어 동북아시아와 중동·동남아시아를 잇는 컨테이너 노선이 ‘수송량·운임’ 하락이라는 이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에 따르면 올해 1~2월 40%대의 성장률을 보였던 동북아시아발 중동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4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분기 동북아시아-중동 노선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7% 감소한 85만TEU로 집계됐다. 7월 월간실적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나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동북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 진행되고 있는 컨테이너 무역 역시 우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드류리는 “올해 1분기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의 무역량이 상당히 줄었다”며 “두 지역을 향한 수출 증가율이 과거 16%에서 5%로 쪼그라들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행 물동량은 작년 같은 기간 250만TEU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0.4%의 소폭 증가를 나타냈다. 드류리는 “인도 루피화 가치가 올해 12.5% 가량 하락했다. 이는 인도의 수입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두 항로의 물동량이 감소한 건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의 이란 제재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동항로는 이란 제재를 겨냥한 물량 밀어내기 효과가 사그라진 이후 줄곧 침체기를 걷고 있다.
수요가 급감하자 선사들은 급기야 서비스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 8월 중동항로 취항선사들은 중국-중동 익스프레스(CMX)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해 11월 골드스타라인 고려해운 SM상선 TS라인 RCL(리저널컨테이너라인)이 개설한 이 서비스엔 5000~7000TEU급 컨테이너선 7척이 투입됐다. 하지만 운임과 물동량의 동반하락에 선사들은 9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은 선복량 감소로 이어졌다. 8월 동북아시아발 중동행 선복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약 470만TEU로 집계됐다. 올해 4월 500만TEU를 웃돌았지만 4달 사이에 50만TEU에 가까운 선복이 증발했다. 8월 600만TEU에 육박했던 동남아시아 선복도 520만TEU를 기록, 넉 달 만에 80만TEU 가량이 줄었다.
동남아 취항선사 소석률 60%대에 그쳐
두 항로의 물동량 감소는 자연스레 운임 약세로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60%를 간신히 웃돌던 중동 선사들의 소석률은 2분기 들어 50%대로 떨어졌다. 상하이발 제벨알리행 40피트 컨테이너(FEU) 운임 역시 8월 전년 대비 43% 감소한 86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70%대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었던 동남아 역시 8월 60%를 간신히 웃돈 소석률을 기록했다. 인도행 운임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상하이발 나바셰바행 8월 운임은 FEU당 650달러로 전년 대비 44%나 하락했다.
두 항로의 약세는 선사들의 평균 운임하락으로 이어졌다. 머스크라인의 올해 2분기 평균 운임은 FEU당 1840달러로 전년 동기 1863달러와 비교해 23달러 하락했다. 동서항로와 남북항로에서 각각 전년 대비 5.1% 1.1% 후퇴한 1782달러 2065달러의 운임을 기록했다.
하파크로이트도 TEU당 평균 운임이 지난해 1072달러에서 1010달러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동항로 평균 운임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3달러나 떨어진 767달러에 머물며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선사 관계자는 “이란 제재로 유가가 오르고 있고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시황이 남은 하반기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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