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운항, 용·대선 계약, 신규 항로 발굴, 항로 일정 조율, 선체·P&I 보험과 화주 클레임 처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요. 배우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범주해운 김경석 주임이 속한 운영팀은 선박 보험 위험물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입사한지 5개월, 이런 광범위한 업무가 버거울 법도 한데 그는 시종일관 ‘재밌다’며 눈을 빛냈다. 그가 소속된 범주해운은 1969년 설립된 국내 주요 근해 선사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 노선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항해학을 전공한 김 주임은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8년간 항해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보니 하선 후에도 자연스레 선박 운항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고, 당시 운영팀 사원을 모집하던 범주해운과 인연을 맺게 됐다. 범주해운에는 그를 포함해 약 7명의 항해사 출신 직원이 있다고 한다. “항해사 자격증은 지금도 도움이 돼요. 운항 중인 선박에 결원이 생길 때 투입될 수도 있거든요.”
김 주임에게 항해사 시절은 해운업계 종사자로 계속 남아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8년 동안 70개가 넘는 국가를 다녔더라고요. 승선 생활을 통해 해운업이 국가 기간 산업으로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국가 경제 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으로 뭉친 그에게도 새로운 직무를 맡다보니 생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태풍, 중국 농무 등 기상 변수에 맞게 적합한 결론을 도출해야 할 땐 막연함에 힘들었다고.
“정해진 항로와 일정이 있어도 상황에 따라 운항을 취소하기도 해요. 해외 항만 도착시엔 부두 사정에 따라 접안 선석이나 기항 시간을 변경할 수도 있어요. 이때 선박 내부 직원과 해외 주재원, 본사 영업팀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하나로 통합하는 게 운영팀의 업무죠. 합의점에 도달하려면 각 담당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입니다. 승선 생활에서는 ‘상명하복’이 유일한 규칙이었는데, 여기서는 반대로 제가 중간에서 결론을 내야 하니 달라진 업무 방식에 적응하는 게 만만치 않았어요.”
그는 범주해운의 장점으로 따뜻한 회사 분위기를 수차례 강조했다. “선박 내에서의 수직적이고 딱딱한 조직 생활만 해온 터라 우리 회사의 수평적이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좋습니다. 가끔 ‘호프데이’도 열려서 함께 맥주 한잔씩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해요.”
마지막 질문으로 포부를 묻자, 그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해운을 내다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며 “오는 12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 미래를 더욱 잘 그려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단 현재 맡은 업무부터 잘 해야죠. 영어 능력을 길러 무역영어 자격증도 취득하려고 해요. 운영팀에선 지금 신규항로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데, 경쟁력 높은 노선을 개발해내고 싶어요.”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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