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항로 시황이 8월에 이어 동안 ‘약세’ 서안 ‘강세’의 양상으로 나뉘고 있다. 동안지역은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침체가 수요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운임이 추락하고 있다. 반면, 서안은 중국 국경절 연휴 전 물량 밀어내기 효과로 운임이 고공행진 중이다.
해운업계는 “동안과 서안의 운임흐름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안은 중국이 국경절 연휴 전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면서 선복 부족으로 운임이 크게 치솟고 있다. 동안은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수요부진으로 운임 하락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발 남미동안행 운임은 선사들의 운임인상(GRI) 노력에도 매주 하락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7일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311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운임이 1753달러였던 점을 비교하면 400달러 이상 내려앉았다. 5월까지 2000달러 전후에 형성되던 운임은 6월부터 수요부진 여파로 2000달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7~8월에는 1000달러 중후반대에서 오르내렸다.
한국발 운임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선사들은 과거 수준의 운임을 ‘유지’하는 쪽으로 역량을 모으고 있다. 9월13일 현재 한국발 산투스행 운임은 12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중순 이후부터 운임이 인상될 거로 보인다. 한 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14일까지 1200달러대를 형성했지만 15일부터 운임인상으로 1000달러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임을 인상하기보다 과거 수준을 유지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일부 선사는 수요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어 운임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TEU당 55~60달러의 EBS(긴급유류할증료)를 계속해서 걷고 있다.
소석률(화물적재율)은 전반적으로 80%대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선사는 할당량의 절반밖에 못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를 비롯한 주요 남미서안 지역은 월말 추석연휴와 다음 달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이한 물량 밀어내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중국은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9월 마지막 주까지 선박 가득 화물을 실어 보내고 있다. 13일 기준 한국발 남미서안행 운임은 2500~2600달러 대까지 치솟았다. 전월 운임이 2000달러를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값이다.
15일 간격으로 진행되는 운임인상은 일률적으로 TEU당 750달러로 계획돼 있으며, EBS도 동안노선과 동일하게 부과되고 있다.
주요 선사들은 선적예약율이 대부분 100%를 넘어, 다음 달로 화물 선적을 이월(롤오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화주들의 예약쇄도로 9월 중순에 이미 월 말까지 선적예약을 마쳤다. 추석과 국경절을 앞두고 밀어내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화주들이 추가 선복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중남미항로 취항선사들은 국경절 연휴 이후 한 항차씩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설 예정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 항로 취항선사들은 부산발 기준 10월 3~4주차에 결항할 거로 보인다.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1~2주차는 9월 마지막 주 중국발 선박이 출항한 터라 선적에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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