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선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감편이 운임 상승의 배경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화물 선적이 늘어난 점도 운임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서안 운임이 모처럼 2000달러를 돌파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8월10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068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600달러대와 비교해 운임이 400달러 이상 올랐다.
서안 운임이 2000달러를 돌파한 건 2017년 2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부산발 서안행 FEU당 운임은 전달과 비교해 약 500달러 오른 22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3099달러를 기록, 7월 2700달러대와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동안 역시 지난해 2월 중국 춘절 이후 1년 반만에 3000달러를 돌파했다.
선사들은 기세를 몰아 남은 하반기에도 운임 회복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CMA-CGM 머스크라인 하파크로이트 등 글로벌 선사들은 아시아발 미주행 화물에 대해 이달부터 FEU당 600~8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시도할 예정이다.
당분간 아시아-미국 동안 교역량이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운임회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파크로이트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모든 아시아 항만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는 모든 화물에 대해 GRI를 실시한다. 인상액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30달러, FEU당 700달러를 각각 올려 받을 방침이다. 적용 개시일은 9월15일이다.
성수기를 맞은 북미항로는 물동량까지 증가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對중국 관세 부과에 대비해 밀어내기 물량이 증가하며 운임이 상승하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올해 2분기 미국의 GDP 증가세도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4.1%를 기록하는 등 경제여건도 나아지고 있다. 북미 수출항로 월간 물동량은 역대 최고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7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6.4% 증가한 149만TEU로 집계됐다.
과거 월간 최고치였던 지난해 8월의 145만TEU를 넘어선 새로운 기록이다. 이로써 북미항로 물동량은 17개월 연속 성장곡선을 그렸다. 가구가 두 자릿수 증가했고 플라스틱류도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했다. 선적지별로 보면, 중국이 6.3% 증가한 93만9652TEU로, 63.2%의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이 12.9% 증가한 15만924TEU, 대만이 15.9% 증가한 8만377TEU로 2~3위에 자리했다. 북미 수출항로 1~7월 누계는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934만TEU였다.
9월에도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거란 선사들의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선사들의 영업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0%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기록 중인 선사들은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상하이에서 발생한 태풍으로 싣지 못한 화물이 롤오버되며 당분간 선복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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