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분쟁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이 확산되더라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상호 500억달러(약 56조1300억원) 상당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한국 국내총생산(GDP) 감소는 연간 0.018%, 약 2억3600만달러(약 2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 외 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GDP 감소율은 대만 0.025% 캐나다 0.016% 멕시코 0.014% 아일랜드 0.012%로 집계됐다. 현재 미국이 제재대상으로 정한 품목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품목의 9.2%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이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한 품목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물량의 32.2%를 차지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미‧중과의 교역의존도가 높아 수출 감소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대중 수출의존도는 각각 4.5% 9.2%를 기록했다. 중국 성장둔화로 GDP에 영향을 받게 될 국가로는 대만 한국 캐나다 멕시코 아일랜드 순으로 꼽혔다. 미국 성장둔화에 민감한 국가들은 캐나다 멕시코 아일랜드 대만 한국 순이였다. 보고서는 한국은 중국으로 인해 0.014%, 미국으로 인해 0.005%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가공무역이 영향권에 놓인다는 관측이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당사자들의 경제 성장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비해 중국 경기가 더 침체된다는 전망이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기존 성장 전망치 대비 최대 0.3%포인트(p), 미국은 0.1%p 안팎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미‧중 경제성장률 하락은 아일랜드 대만 한국 등 국가들의 GDP에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 세 국가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단일 국가 의존도가 높은 타 국가들보다 향후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중 무역분쟁은 양국간 지식재산권과 첨단산업을 둔 패권 경쟁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단기간에 종식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런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중국 견제를 우리 산업 고도화의 기회로 삼는 동시에 유럽연합, 일본 등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해 세계무역기구 제소와 같은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강내영 연구원은 “향후 미국의 대중 2000억달러 관세 부과와 중국의 600억달러 보복관세가 예정돼 있으므로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며, 인도 아세안 등으로의 수출시장 외연 확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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