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호주항로는 성수기 문전에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전달 중순에 주춤했던 물량이 이달을 기점으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 모두 물량이 증가해 선복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달 중국발 호주행 수출물량 감소세의 여파로 약세 시황을 연출했지만, 올해는 물량이 안정적으로 올라오고 있어 전통적인 성수기의 흐름을 탈 것으로 선사들은 파악하고 있다.
운임은 이달 중순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7월13일자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73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 757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나 이달 8일 723달러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한국발 운임은 700달러선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운임인상(GRI)을 실시하지 않았던 주요 선사들은 다음달에는 화물량 증가에 힘입어 운임회복을 벼르고 있다. 인상 폭은 TEU당 300달러다. 소석율(화물적재율)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60~80%를 보이다 이달 중순부터 100%까지 올라왔다.
쏟아지는 물량에 주요 선사들은 적극적으로 선복량을 늘리는 모습이다. ANL 코스코 OOCL로 구성된 ‘A3’ 컨소시엄은 8월15일부터 4600TEU급 선박 1척을 5000TEU급으로 확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발 선복 할당량도 100~150TEU 정도 늘려 공급 부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선사는 공급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8월 들어 물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선복도 꽤 늘어날 전망이라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선박대형화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한다고 내다보는 시선도 포착된다. 부피만을 기준으로 하는 설계상 수송능력과 적재중량까지 따지는 실 수송능력과는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A3가 투입하는 대형선도 실제 실을 수 있는 화물 개수는 기존 선박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4800TEU급으로 설계된 선박의 실제 선적량은 보통 3800~4000TEU며, 6000TEU급 선박이라도 결국 4000TEU 정도밖에 싣지 못한다”고 전했다.
A3는 8월부터 아시아-동남호주항로 서비스도 개편한다. 총 3개 루프 중 A3C A3S 등 2개 루프가 변경된다. A3C의 노선은 상하이-닝보-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카오슝-샤먼-닝보-상하이, A3S의 노선은 샤먼-서커우-홍콩-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샤먼 순으로, 다음달 9일 10일 각각 바뀐 노선으로 운항을 시작한다.
현대상선 APL 에버그린은 8월부터 중국에서 호주를 직기항하는 서비스 ‘A1X’를 개시한다. 4600TEU급 선박 5척이 투입돼 하반기 선복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측은 늘어난 선복보다 물량이 부족하면 성수기 운임 상승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한국발 호주행 반려동물용 화장품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호주의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용 화장품 수입규모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가 수입한 한국산 제품은 2017년 기준 53만달러로, 전년 대비 23% 급증하는 등 최근 3년 연속 성장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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