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항로의 관전 포인트는 전자식운행기록계(ELD) 의무화 장착에 따른 화주업계의 물류비 상승이다. 선사들은 북미항로가 성수기에 진입하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ELD 의무화로 올 하반기 육상운송 비용이 전년 대비 10~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유가까지 상승하며 올 하반기 화주들의 물류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화주들은 현재 미국의 트럭 운송 위기를 잘 알고 있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물류비를 지불하는데 수긍한다”면서도 “일부 화주들은 더 높은 비용체계를 받아들이길 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수기에 돌입한 북미항로지만 운임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6월8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358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400달러대와 비교해 운임이 소폭 하락했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2354달러를 기록, 전달 2400달러대와 비교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갱신한 운송계약(SC)도 전년 대비 소폭 인상된 운임수준에서 체결하면서 선사들은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6월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한국발 미서안북부(PNW)가 70~80%, 서안남부(PSW)가 90%를 각각 기록했다.
선사들은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EBS(긴급유류할증료) 도입을 추진한다. 다만 미국 FMC(연방해사위원회) 신고가 필요해 7월 이후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50~60달러의 EBS를 화주들에게 부과할 계획이다.
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파크로이트는 아시아-미국·캐나다 노선을 대상으로 운임인상(GRI)을 실시했다. 하파크로이트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모든 아시아 항만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는 모든 화물에 대해 운임인상(GRI)을 6월15일부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인상액은 TEU당 630달러, FEU당 700달러다. 또 선사들은 다음달 FEU당 500~600달러의 성수기 할증료(PSS)를 부과할 예정이다.
북미 수출항로 물동량은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JOC 피어스에 따르면 4월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수송량은 128만9000TEU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1.6% 역신장했다. 지난해 같은 달 실적이 4월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중국발 화물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79만7000TEU로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홍콩도 7.7% 감소한 2만TEU를 기록, 4개월 만에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한국은 1.7% 증가한 6만7000TEU를 기록, 4개월 연속 증가곡선을 그렸다. 1위 자동차 부품, 2위 일반 전기 기기는 감소했지만, 4위 차량 기기·부품, 5위 레진 등의 합성수지는 각각 증가했다.
일본은 3.4% 감소한 5만4000TEU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8.8% 증가한 21만7000TEU를 기록, 2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세안은 모든 회원국이 플러스성장을 신고하는 호조를 보였다. 19.2% 증가한 8만4000TEU를 낸 남아시아는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북미수출항로의 1~4월 누계는 7.6% 증가한 538만8000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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