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의 시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국적 근해선사들이 연초부터 KSP(한국해운연합)를 통한 항로 합리화로 공급 축소에 나섰지만, 수요 부진이 계속되면서 운임 회복은 늦어지고 있다.
한국발 운임은 지난달과 대동소이한 편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15일 현재 베트남 호치민, 태국 방콕향 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평균 2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퐁 노선은 1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인 공급과잉이 선사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가운데, 유가가 크게 인상되면서 선사들은 EBS(긴급유류할증료) 수취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국적선사들이 동남아항로에서 TEU당 30달러씩 EBS를 걷겠다고 공표했지만, 주요 5개 항만을 제외한 나머지 항만에선 사실상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유류비 인상이 선사들의 채산성 개선에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선사는 EBS 적용 대신 PSS(성수기할증료)로 유가 상승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우리나라 항만에서 처리되는 컨테이너화물의 THC(터미널조작료)도 다음 달부터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인상폭은 일반화물 기준 TEU당 1만5000원, FEU(40피트 컨테이너)당 2만3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THC 인상엔 에버그린 ONE 등 외국적 선사도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국적 선사는 EBS와 THC를 모두 수취할 계획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THC 인상분을 7월부터 걷겠다고 화주들에게 공지했다. 하지만 불만을 보이는 화주도 분명 있을 것이다. 특정 선사가 THC를 인상하지 않으면 유야무야될 수도 있다”며 불안함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발 운임도 부진한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8일 기준 호치민향 운임은 248달러, 포트클랑향은 245달러, 자카르타향은 28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그 외 램차방향이 171달러, 싱가포르향이 140달러를 기록했다. 마닐라향은 -3달러로 공표됐다.
6월 한국발 소석률(화물적재율)은 지난달에 이어 중순까지 평균 50%대에 그치다, 하순으로 가면서 90%대로 상승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계 명절로 꼽히는 르바란을 맞이하면서, 일시적인 물동량 부족 현상을 빚었다. 르바란 기간에는 국민들이 금식에 나서고, 현지 공장들도 가동을 멈추다보니 화물 수요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연휴 이후 수출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수급은 금세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물동량은 전월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주요 국가들이 고철 플라스틱과 같은 폐기화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선사들은 현지 부두의 저렴한 컨테이너 장치료를 활용해 화물가치가 낮은 폐기화물을 장기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지 항만당국이 일제히 폐기화물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이 화물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편 APL은 오는 30일부터 중국발 동남아시아향 주간 직기항 서비스 ‘CS8’을 개시한다. APL은 기존 주간 서비스인 ‘CS6’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상하이에서 자카르타까지 8일, 수라바야까지 11일이면 도착한다. 기항지는 상하이-닝보-서커우-자카르타-수라바야-가오슝-상하이 순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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