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유럽항로는 지속되고 있는 선박 대형화에도 안정적인 시황을 연출했다. 지난달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0달러를 밑돌았던 중국발 유럽행 운임은 이달 들어 800달러를 돌파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5월11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TEU당 811달러로 집계됐다. 선사들이 4월 TEU당 100~2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실시한 결과, 585달러에서 2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 역시 TEU당 783달러를 기록, 전달 대비 200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강세 시황을 연출했다.
선사들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도 호조를 보이며 시황 개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선사들은 100%의 소석률을 기록하며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했다. 선적되지 못한 약 10~20%의 화물은 다음 항차로 미뤄졌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발 화물이 늘어나며 잘라야할 화물이 많았다”며 “유럽을 취항하는 모든 선사들의 상황이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선사들은 올 들어 중국 춘절 이후 약세를 보였던 유럽항로 시황이 상승세를 타자 안도하는 모습이다. 선복조절과 중국발 화물 증가 등이 이뤄진 덕에 시황개선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 관계자는 “3~4월 선사들이 버티기 힘들 정도로 운임이 낮았다”며 “유가상승 영향으로 이번 운임 회복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다음달에도 선사들은 두 차례의 GRI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를 앞두고 현재 800달러선인 운임을 1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려 시황 정상화에 나선다는 각오다.
물동량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선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2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264만9000TEU로 집계됐다. 1~2월 중국발 유럽행 물동량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94만TEU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71.3%로 다른 국가와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 이어 2~3위에 자리한 아세안과 한국의 물동량은 전년 대비 각각 2.9% 0.7% 증가한 38만5000TEU 17만8000TEU를 기록했다. 대만은 전년 대비 9.7% 감소한 4만9000TEU를, 일본은 3.1% 후퇴한 6만3000TEU로 집계됐다.
올 들어 유럽항로서 선복조절이 이뤄진 것도 운임 상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오션얼라이언스는 MED3 MED4 서비스에서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진행했으며, 2M은 AE20을, 디얼라이언스는 MD1 MD3의 기항 빈도를 각각 줄이며 수급 불균형 해소에 나섰다. 영국 로이즈리스트는 하반기에 이뤄지는 대형선 인도 규모에 따라 시황개선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즈리스트는 “올해 아시아-유럽 물량이 전년 대비 약 3~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4% 이상을 보이는 선복공급 증가율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무역과 유로존의 변동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올 하반기 운임 전망을 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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