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감 감소로 몸살을 앓았던 해외 주요 조선소들이 올해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수주잔량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중국 일본 독일 조선소들의 수주잔량이 1년 사이에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조선소들의 일감이 대부분 증가하며 호조를 보인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잔량이 크게 하락하며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중견기업과 대형조선사의 수주잔량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주잔량 순위에서 45위에 랭크됐던 성동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100위로 추락했다.
상위 20개 조선소 中 12곳 일감 증가
올해 1분기 전 세계 조선소들이 수주잔량 증가로 모처럼 기지개를 켰다. 상위 20개 조선소 중 절반 이상이 1년새 일감을 늘린 것이다. 지난해 1분기 5곳(메이어베르프트 이마바리조선 핀칸티에리 STX프랑스 메이어투르크)만이 일감을 늘린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일본 조선소는 자국 선박을, 나머지 유럽 야드들은 크루즈선을 중심으로 수주량을 늘린 결과 수주 침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올해는 LNG선을 중심으로 유조선 벌크선 등에서 발주량이 늘어난 덕에 조선사들은 일감잔고를 채워나갈 수 있었다.
글로벌 ‘톱3’에 자리한 우리나라 대형조선소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현대중공업의 일감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68만CGT(수정환산톤수) 증가한 394만6천CGT로 집계됐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를 지켰지만 전년 대비 약 55만CGT 감소한 569만3천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했다. 3위 삼성중공업 역시 325만6천CGT에서 310만9천CGT로 일감이 소폭 감소했다.
중국·일본을 대표하는 조선소들은 수주잔량을 크게 늘렸다. 상하이와이가오차오(상하이)는 210만7천CGT→253만1천CGT 이마바리조선(사이조)은 188만9천CGT→227만1천CGT로 각각 일감을 늘리며 4~5위에 자리했다. 크루즈선 건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유럽 조선소들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독일 파펜버그에 소재하고 있는 메이어베르프트의 수주잔량은 175만5천CGT에서 199만5천CGT로 늘리며 7위를 유지했다. STX프랑스의 일감 역시 106만8천CGT에서 150만3천CGT로 크게 증가하며 순위를 아홉 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메이어투르크 역시 전년 1분기 대비 36만CGT 증가한 136만CGT의 수주잔량을 기록, 순위가 14위로 상승했다.
중견조선사들 수주잔량 일제히 하락
올해 1분기 국내 조선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중견조선사들의 일감 순위가 일제히 하락했다는 점이다. 현대계열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수주잔량은 각각 149만2천CGT 139만3천CGT를 기록, 10만CGT 이상의 건조 물량이 감소했다. 수주잔량 감소로 유럽 중국 조선에 밀려 순위도 10위 12위로 떨어졌다.
나머지 중견조선사들의 일감 하락세는 더욱 가팔랐다. 지난해 1분기 45위를 기록했던 성동조선해양은 1년새 30만CGT 이상의 물량이 빠지며 100위로 추락했다. STX조선해양 대선조선 역시 27만8천CGT→25만CGT 19만6천CGT→14만5천CGT로 건조 물량이 각각 감소했다. 반면 대한조선은 일감을 10만CGT 가까이 늘리며 순위를 56위로 끌어올렸다.
국내 대형조선사들과 중견기업들과의 수주고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올해 1분기 1~3위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수주잔고는 총 1274만8천CGT에 달한다. 반면 50~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4개 조선사(대한조선 STX조선 대선조선 성동조선)의 총 수주잔량은 88만7천CGT를 기록, 100만CGT를 밑돌았다. 3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4개 조선사보다 3배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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