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컨테이너 항만의 선석생산성이 세계 3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5위에서 1년 새 두 계단 상승했다. 특히 부산항은 전년 대비 네 계단 오른 10위를 기록하며 한층 강화된 항만경쟁력을 입증했다. 선석생산성은 선박의 접안시간 동안 처리된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평균을 계산한 것으로, 컨테이너 터미널의 하역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자료를 토대로 전 세계 600여개 항만과 1500여개 컨테이너 터미널의 선석생산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 항만의 선석생산성은 시간당 평균 62.3회로 전년 대비 소폭(1.9%) 상승했다. 7000TEU 안팎의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의 생산성 감소와 8000TEU급 이상 선박의 생산성 정체가 완만한 성장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부산항 선석생산성 7.3%↑, PNIT는 세계 8위
이번 선석생산성 분석 결과에선 국내항만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는 2016년 시간당 평균 83.9회에서 지난해 89.8회로 7% 상승하면서 세계 3위로 올라섰다. 항만별 분석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산항이 2016년 14위에서 지난해 10위로 상승하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선석생산성 수준도 시간당 평균 92.1회로 전년 대비 7.3%나 성장했다. 광양항과 인천항은 전년 대비 4.7% 10.1%씩 증가해 각각 19위와 80위에 올랐다.
터미널별 분석에서는 부산항 신항1부두(PNIT)의 선석생산성이 시간당 평균 108.2회로 증가해 세계 8위에 안착했다. 전년 대비 13.9% 오른 수치다.
신항2부두(PNC)는 전년 대비 7.8% 상승한 97.9회로 19위에 올랐다. 한진해운의 모항이었던 3부두(HJNC)는 한진해운 파산후 감소했던 실적이 95.5회로 다시 회복하면서 30위권에 진입했다. 4부두(HPNT)와 5부두(BNCT)는 각각 48위 53위에 머물렀다.
부산항은 8000TEU 이상 컨테이너선박을 대상으로 한 선석생산성에서도 99.2회에 머물렀던 성적을 110회로 끌어올리며 세계 10위에 올랐다. 특히 HJNC와 PNIT가 130.1회, 113.9회로 선석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선석생산성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다. 시간당 평균 110.5회로 2년 연속 선두를 사수했다. 오만이 시간당 100.5회로 2위, 중국이 89.1회로 우리나라에 이어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의 선석생산성은 지난 2015년 2위에서 2년 연속 한 계단씩 미끄러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항만별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UAE의 제벨알리(Jebel Ali)항이 117.5회를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1년 전에 비해 1.8% 감소했음에도 2016년보다 8.4%나 증가하며 시간당 평균 115회를 기록한 중국 양산(상하이)항을 근소한 차로 앞질렀다.
KMI는 부산 신항 일부 터미널의 하역장비 개선과 타부두 환적의 부두 내 운송문제 개선, 공용 컨테이너 장치장 운영 등 관계기관의 노력이 부산항의 이번 성과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최근 초대형 선박이 늘어나면서 선박의 평균하역물량과 항만의 처리물동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지목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하역물량이 늘어나면 선박당 재항시간이 지체돼 결국 항만의 평균선석생산성이 저하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석생산성 향상을 위해 관계부처는 항만에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 본선지원을 위한 각종 장치장 시설능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KMI는 조언했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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