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5월부터 시작되는 운송계약(SC)을 앞두고 운임 반등을 이뤄냈다. 중국 춘절 이후 임시결항을 시도하며 선복조절에 나선 선사들은 모처럼 운임이 상승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4월13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52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춘절 전 1500달러에 육박했던 운임은 3월 들어 1000달러대로 곤두박질쳤지만 4월 들어 반등했다.
2000달러를 하회한 동안행 운임 역시 2192달러를 기록, 상승세로 돌아섰다. 취항선사들은 SC에 대비하기 위해 4월1일 4월15일 두 차례 운임인상(GRI)을 진행했다. 선사들의 저항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던 운임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발 북미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렸다. 미국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3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10만5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선적지별로는 1위 중국이 1.4% 감소한 60만5000TEU에 그쳤다. 춘절(설) 이후 일시적인 물동량 감소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1~3월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2위 우리나라는 전년 동월 대비 31.5% 급증한 15만2000TEU였다. 전월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향후 북미항로 시황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올 상반기 1만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해운시장에 등장하며 운임 하락 압박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유럽항로에서는 초대형 선박의 지속적인 인도로 선사들의 선박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선박이 대체한 대형선은 아시아-북미항로로 캐스케이딩(전환배치)되고 있다.
선사들의 계선 및 임시결항 등 공급조절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운임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내 선박공급이 수요 증가폭을 상회해 운임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이후에 늘어나는 물동량 증가에 맞춰 얼마만큼 공급조절을 하느냐가 올해 선사들의 수익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미국간 무역 분쟁도 시황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통계기관 피어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미국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이 약 8만5000TEU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매년 1250만TEU를 수출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적은 물동량일 수 있지만 중국이 대두를 포함해 미국 제품에 대해 포괄적으로 관세부과를 실시할 경우(현재 128개 품목에 대해 실시) 무역 분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
드류리 역시 2018년 아시아-미국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가 미중 간의 무역 분쟁으로 기존 6.8%에서 4.9%로 하향 조정했다. IHS마킷은 태평양항로의 선복공급이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 공급과잉으로 인한 운임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M상선은 아시아와 미주 서안 북부를 잇는 신규항로를 5월 개설한다. PNS로 명명될 신규 노선에는 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이 투입될 예정이다. 기항지는 옌톈-닝보-상하이-부산-밴쿠버-시애틀-도쿄-부산-광양-옌톈 순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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