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신항 터미널운영사들의 영업실적이 얼라이언스 재편 영향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항 5개 터미널운영사 중 플러스 성장을 신고한 곳은 3곳이었다.
가장 우수한 영업실적을 거둔 곳은 6선석을 갖춘 2부두 부산신항만(PNC)이었다. 부산신항만이 거둔 지난해 영업이익은 908억원으로 전년 727억원 대비 24.8% 급증했다. 매출액은 2534억원으로 전년 2214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순이익은 719억원을 거둬, 전년 577억원 대비 24.6% 늘어났다. PNC가 처리한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453만1000개로 전년 462만6000TEU 대비 2.1% 줄었다.
PNC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 선사가 2M얼라이언스에서 디얼라이언스로 재편되면서 선대교체·스폿·환적 물동량이 크게 반영됐다”며 “수익성을 고려하면 디얼라이언스의 요율은 괜찮은 편이다. 올해는 지난해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뒤이어 5부두 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BNCT)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기존 O3에 이어 새롭게 재편된 오션이 지난해 4월부터 BNCT를 찾으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BNCT는 지난해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57억원 대비 163.6%의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신고했다. 매출액은 1051억원을 기록해 전년 916억원 대비 14.7% 증가했다. 순손실액은 559억원을 기록해 전년 602억원에서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BNCT가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94만TEU로 전년 154만2000TEU 대비 25.8% 급증했다. 특히 G6에 있던 APL이 CMA CGM에 편입된 게 물동량 증가에 큰 효과를 가져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이 본격 정착하면서 올 1분기 물동량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1.1% 급증했다.
BNCT 관계자는 “O3가 기항하던 2016년은 상대적으로 물동량이 작았던 해였지만 2017년은 G6에 있던 APL이 오션에 편입됐고, 서비스도 재편돼 물동량 증가분이 크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3부두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은 2M을 맞이하면서 한진해운 사태에서 말끔히 벗어났다. HJNC가 거둔 지난해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전년 108억원 대비 47.9% 급증했다. 2016년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물량공백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4월부터 2M을 맞이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다.
당기순이익은 48억원을 기록해 2016년 25억원 대비 89.9% 폭증했다. HJNC가 매입한 크레인장비 비용이 임시투자세액공제로 돌려받은 게 크게 반영됐다. 환급액은 약 76억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1112억원으로 전년 1193억원 대비 6.7% 감소했다. CKYHE의 2016년 1~9월 하역매출이 크게 잡힌 탓에 2016년 매출이 2017년보다 오히려 높았다는 분석이다. HJNC가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21만9000TEU로 2016년 192만6000TEU 대비 15.6% 늘어났다.
HJNC 관계자는 “2M과 고려해운이 꾸준히 기항하고 있어 앞으로도 영업실적은 호조세를 유지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계약관계에 있는 현대상선이 4부두로 최근 물량을 이전하고 있어 물량이탈이 우려된다. 또 BPA에 지불하는 전대료가 약 50억원 인상돼 긴장을 놓을 순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항 4부두에 20%의 지분을 가진 현대상선은 지분 40%를 추가 매입해 자가터미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HJNC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연간 약 10만TEU다.
흥행보증수표 ‘G6’ 해체로 신항 1·4부두 침체
싱가포르계 글로벌터미널운영사(GTO) PSA가 운영하는 1부두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과 4부두 PSA현대부산신항만(PSA HPNT)은 G6의 이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M이 기항하는 PNIT는 지난해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쳐 전년 227억원 대비 28.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44억원으로 2016년 205억원 대비 29.4% 급감했다. 매출액은 1096억원으로 전년 1142억원 대비 4% 줄어들었다. PNIT가 처리한 물동량은 268만9000TEU로 전년 241만9000TEU 대비 11.2% 증가했다.
PNIT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재편과 터미널 이동이 지난해 4월에 이뤄졌고, 1부두에 2M이 정착한 건 6~7월이라 2016년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G6가 빠지면서 전년 대비 물동량 감소가 드러나고 있다. 올 하반기께 얼라이언스 재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기항하는 PSA HPNT는 지난해 2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368억원 대비 19.6% 감소했다. 순이익은 161억원을 기록해 2016년 대비 32.5% 급감했다. 매출액은 1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PSA HPNT 관계자는 “G6 이후 현대상선만 주력으로 기항하면서 물동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가 최근 매입한 다목적부두(BNMT)는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외형성장에는 실패했다. BNMT는 지난해 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전년 7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순손실은 6억원으로 2016년 8억원에서 개선됐다. 매출액은 145억원을 거둬 전년 172억원 대비 15.5% 감소했다. BNMT가 취급한 지난해 물동량은 47만9000TEU로 2016년 55만4000TEU 대비 13.5% 줄었다.
북항 통합법인 BPT, 비용절감·물량증가에 영업실적 개선
북항은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의 통합법인인 부산항터미널(BPT)과 자성대부두(HBCT)의 영업실적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BPT는 부두 통합 시너지, 유휴선석 반납, 임대료 감면, 물동량 증가분 등이 더해져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BPT는 지난해 1762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전년 235억원 대비 651.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3억원을 거둬 전년 -12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43억원을 기록해 2016년 -19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BPT는 8개 선석 중 유휴선석 2곳을 반납해 140억원을 절감했고, 정부가 임대료를 2년간 연 7.5%씩 감면해주면서 약 30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 임대료 감면정책은 지난해 마무리됐다.
지난해 BPT가 처리한 물동량은 부두 통합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354만8000TEU를 기록해 전년 312만8000TEU 대비 13.4% 증가했다. 핵심 손님인 아시아역내선사들이 북항 타부두환적을 줄이기 위해 물량을 몰아준 게 컸다는 분석이다. 현재 신선대부두는 흥아해운과 남성해운, 감만부두는 장금상선이 주력으로 기항하고 있다.
BPT 관계자는 “지난해 부두운영사 통합효과와 각종 비용절감이 영업실적에 크게 반영됐고, 국적선사들의 물동량 증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항만인력 100% 고용승계, 신규 하역시설 투자, 공급과잉에 따른 저가요율, 임대료 증가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BPT가 고용승계를 보장한 정규직 인력은 900여명으로 이들의 인건비만큼, 하역요율을 더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홍콩계 GTO 허치슨이 운영하는 자성대부두(HBCT)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플러스성장을 기록했다. HBCT는 지난해 877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전년 808억원 대비 8.7%의 성장을 이뤘다. 영업이익은 51억원을 거둬 전년 44억원 대비 15.7%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305억원을 기록해 전년 292억원 대비 4.4% 증가했다. 약 240억원의 외환평가이익이 당기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지난해 처리한 물동량은 207만4000TEU로 전년 186만7000TEU 대비 11.1% 증가했다. HBCT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첫 200만TEU를 돌파했다. 핵심 고객사인 고려해운이 실적 호조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감만부두 운영사인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DPCT)은 고객선사였던 에버그린이 오션에 묶이면서 신항 이전에 따른 물동량 이탈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제고에는 성공했다.
지난해 DPCT의 영업손실은 3억원으로 전년 23억원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3억원을 기록해 2016년 17억원의 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443억원으로 전년 480억만원 대비 7.8% 감소했다.
DPCT 관계자는 “지난해는 주요 고객선사의 물동량 감소가 컸다”고 평가하면서도 “올해는 핵심고객인 EAS쉬핑과 에버그린의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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