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가 신선대, 감만부두 통합 회사인 부산항터미널주식회사(BPT)에 10%의 지분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25일 BPA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BPA가 출자할 BPT의 지분비율을 10%로 최종 승인했다. BPA는 22~27%의 지분 확보를 희망했으나,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이 같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BPT는 2016년 11월 신선대부두 운영사인 CJ대한통운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감만부두의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BIT)이 자본금 570억원을 합작투자해 설립됐다. 현재 최대 주주인 장금상선이 42.99%, CJ대한통운 지주회사인 KX홀딩스가 42.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BPA는 지난 2년여 기간 동안 아시아 역내 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들과 BPT 출자를 검토해왔다. 기재부와의 협상에서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와 하역요율 관리, 고용 안정 문제 등을 들어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BPA와 국적선사들이 각각 10%씩 지분 출자에 나설 경우 자본금은 712억원으로 늘어나며 장금상선과 KX홀딩스 지분은 34.39%, 33.92%로 변경된다. BPA 관계자는 “우리는 27% 정도의 지분을 요청했으나, 기재부와 관점 차이가 있었다”며 “출자로 인한 부채 증가와 공적 기관에 속하는 BPA가 민간 시장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BPA가 운영사에게 막대한 지원만 해주고 터미널 운영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BPA는 통합사를 위해 유휴 선석 2개 반납, 임대료 감면 혹은 유예, 시설 개선 등 약 300억원을 지원했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신선대부두 노동자 퇴직금 문제 등 미해결 사안이 있었음에도 BPA의 20% 이상 출자 계획을 듣고 협조하기로 했다. 최근 장금상선 내부에서 구조조정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통합사에 공사 측 지분이 충분해야 발언권이 생기는데 10%로는 아무런 힘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만은 기간산업이라 정부 개입이 필요한데도 정부는 민간 개입은 안 된다는 원칙 논리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해양수산부 측은 “통합운영사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BPA의 지분 출자는 애초에 부두 통합 지원책에서 파생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BPA와 협의 과정에서 지분 10% 출자로 결정된 것이지 지분 비율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었다”며 “지분 출자는 운영사 통합을 위해 참여 회사에게 신항 서 컨테이너 부두 2-5구역 운영권 제공 등 혜택을 부여하고, 그 대가로 최소한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사 지분율을 두고 BPA와 해양수산부의 주장은 엇갈렸다. BPA는 “추가 협의 후 올해 상반기 안에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반면 해수부는 “10% 비율은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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