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의 수요가 3월 접어들면서 강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시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선사들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취항선사들은 올해 2기(3~4월) 선적상한선(실링)을 100%로 정했다. 선사들은 이달 운송 수요가 전달에 비해 크게 상승하면서 늘어난 실링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3월은 일본의 회계연도가 마감되는 달이어서 전통적으로 화물이 크게 늘어난다. 올해도 2017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의 결산을 위해 일본 기업들이 대거 ‘제품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월(1기)엔 대부분의 선사들이 95%로 정했던 실링을 채우지 못했다. 고려해운과 동진상선만 실링을 가까스로 달성했다. 그나마 고려해운은 지난 연말 항차에 배정된 화물을 연초로 이월시키면서 실링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신정연휴와 우리나라 설연휴가 1월과 2월로 나뉘면서 공장 가동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게 첫 두 달의 수요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반면 지난해는 1월에 신정과 설이 몰린 까닭에 1월의 부진을 2월에 만회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선사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 실링을 당초 수준으로 정했다가 화물이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이자 94%로 올린 바 있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요가 회복세를 띤 점을 반영해 올해 1기 실링을 지난해보다 1%포인트 많은 수준으로 정했다”며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시황이 기대에 못미쳤다”고 전했다.
1월 물동량은 성장세를 띤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6.2% 성장한 15만7721TEU를 기록했다. 로컬화물이 6.1% 늘어난 5만9813TEU, 삼국간환적화물이 11.6% 늘어난 7만5457TEU였다. 피더화물은 8.6% 감소한 2만2451TEU에 그쳤다.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선이 유지되고 있다. 선사들은 1월 초 30달러 인상된 현재의 요율을 해양수산부를 통해 시장에 공표했다. 정부는 공표운임과 시장운임의 격차를 ±10%로 정하고 있다. 180~220달러가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운임인 셈이다.
아울러 근해선사와 현대상선 간의 피더운송계약도 마무리됐다. 근해선사는 4월부터 현대상선과 새로운 계약에 따라 피더 운송을 시작한다. 요율은 지난해에 비해 5% 가량 인상됐다. 근해선사는 올해 들어 피더운임을 30달러 인상했으나 현대상선이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계약 체결이 미뤄졌다. 현대상선은 또 한일항로 실링을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확정된 실링은 월간 로컬화물 50TEU다.
선사들은 항로 구조조정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남성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은 부산항과 일본 모지·하카타항을 잇는 해상항로를 단독운항에서 공동운항으로 전환했다. 세 선사는 300TEU급 안팎의 컨테이너선을 1척씩 번갈아 투입해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사업제휴를 통해 세 선사는 주 1항차였던 운항빈도를 주 3항차로 확대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높였다.
이로써 모지·하카타항로는 동진상선 흥아해운의 1그룹과 남성· 장금·천경의 2그룹으로 재편을 마쳤다. 1그룹은 선박 1척씩을 각자 운항하면서 선복공유 형태로 제휴했다. 두 그룹은 앞으로 이 항로 선박 수를 5척에서 3척으로 줄일 계획이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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