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이 5월 운송계약(SC)을 앞두고 운임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춘절 이후 크게 떨어진 운임을 계약 전에 끌어올려 약세 판도를 뒤집어 보겠다는 심산이다. 선사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실어나르고 있는 물량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운임은 떨어지고 있다”며 “SC 전에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3월9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143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춘절 전 1500달러에 육박했던 운임은 3월 들어 1100달러대로 급락했다. 중국 춘절 이후 미국행 물량 증가율이 둔화된데다 선사들의 화물집하 경쟁으로 운임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행 운임 역시 2775달러에서 2181달러로 떨어졌다. 선사들은 4월1일 4월15일 두 차례 운임인상(GRI)을 계획하고 있다.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0달러의 GRI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시아-북미 취항선사들의 화물집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북미항로의 올해 물동량 증가세는 약 5~6%로 견조한 반면, 선박량 투입은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의 서비스 개설은 5월 시작되는 계약 운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선사들의 미주항로 강화가 잇따라 예고돼 있다. 4월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출범, 5월 APL과 SM상선의 서비스 개설에 선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PL은 7월 5500TEU급 선박으로 구성된 고속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SM상선도 5월 4000TEU급 선박으로 구성된 신규 서비스를 개설할 예정이다. 선사들로부터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ONE은 4월10일 부산과 미국을 잇는 컨테이너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
선사들은 현재 북미항로 선복량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선사들이 인도받는 초대형 선박이 올해 유럽항로에 투입된다는 점이다. 1만4000TEU급 이상의 선박들이 유럽항로에 투입되면 1만TEU급 선박들이 북미항로로 캐스캐이딩(전환배치)될 것으로 예상돼 공급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미항로의 또다른 화두는 전자식운행기록계(ELD) 의무화 장착에 따른 물류비 상승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는 운송기사들의 근무시간이 자동 반영되는 ELD 설치를 의무화했다. ELD를 트럭에 설치해 운전자들의 과도한 근무시간을 줄여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정책이 시행되자 기사들의 이직과 운송거부가 잇따르며 운송료 급등으로 이어졌다.
선사 관계자는 “트럭 섀시 등 장비는 넘쳐나는데 차를 끌어야할 사람이 없어 웃돈을 줘야할 정도로 육상운송이 어렵게 이뤄지고 있다”며 “오버타임으로 수당을 챙기던 근로자들이 근무시간 단축으로 수익이 나지 않아 물류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원활한 문전수송을 위해 긴급육송운임인상(ETRS) 긴급육송지연비용(ETDC) 등 유닛(Unit)당 300~350달러의 할증료를 화주들에게 부과하고 있다. 일부 선사들은 터미널야드장(CY)에서 문전까지 운송하는 서비스 관련 운임제공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선언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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