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의 시황부진은 비수기인 2월에도 계속됐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라 동남아시아로 나가는 물량이 회복되길 바랐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저조하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수요부진에 따른 시황악화를 유가할증료(BAF) 등의 할증료 청구로 회복할 심산이다.
중국발 동남아(싱가포르행) 운임은 새해부터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상하이발 싱가포르 노선 운임은 9일 기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66달러로 새해 1월5일 145달러 대비 21달러가 인상됐다. 지난해 2월3일 98달러와 비교하면 운임은 크게 개선됐지만 시황이 회복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게 해운업계의 시각이다.
한국발 운임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베트남·태국 노선은 14일 현재 2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노선은 3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운임인상이 어려워지면서 선사들은 부대운임 징수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에 따라 국적선사들이 사전에 공표한 컨테이너당 30달러의 BAF와 긴급유류할증료(EBS)는 지난 1일부터 대부분 받아내고 있다.
덧붙여 우리나라와 베트남 태국 필리핀 간 컨테이너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컨테이너불균형비용(CIC)도 걷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수출이 크게 늘어난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지로 컨테이너가 많이 나갔지만 수입화물이 부족해 CIC를 불가피하게 부과하고 있다. 금액은 현지 실화주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TEU당 50달러, FEU당 100달러다. 일부 선사는 하이퐁항로에 100달러씩 CIC를 걷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해상운임을 못 올리자 대부분 서차지(부대비용) 받아내기에 나서고 있다. 서차지 청구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후, 3월 기본운임인상(GRI)으로 합리적인 해상운임을 갖출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물적재율(소석률)은 평균 70~8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항로는 2월까지 비수기인데다 선복과잉이 여전해 소석률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물동량도 전월 대비 약 7~8% 감소해 당초 예상보다 수요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편 대만계 선사 양밍라인이 다음 달부터 인천 울산 부산을 거쳐 중국 서커우, 베트남 호찌민, 태국 램차방과 방콕을 잇는 직기항 서비스 ‘KVX’로 화주맞이에 나선다. 이 서비스는 현대상선이 기존 운항하던 KVX 노선으로 양밍의 중국발 인도네시아 노선 ‘CTI’의 선복을 맞교환(슬롯스왑)한다.
주 1항차 운영되며, 부산발 기준 운항 기간은 서커우 3일, 호찌민 6일, 램차방 8일, 방콕 9일이다. 선대는 기존과 같은 3척이지만 선박 규모는 1700TEU급 2척 2000TEU급 1척으로 하향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항요일은 인천이 매주 수요일, 울산이 금요일, 부산이 토요일이다. 기존 KVX노선은 부산북항과 신항을 모두 기항했지만 지난 21일 인천발 스케줄부터 신항은 기항하지 않는다. 기항지는 인천신항(선광)-울산-부산북항(자성대부두)-서커우-호찌민(깟라이)-램차방(램차방인터내셔널터미널)-방콕(사하타이)-램차방-호찌민-인천 순이다. 인천발 첫 출항일은 다음달 7일, 울산발은 9일, 부산발은 10일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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