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회사의 강점인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올해 5월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남 사장은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회사의 향후 전망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의 의구심이 많을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2019년에는 매출이 7조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 사장은 2019년 흑자 전환 배경으로 ▲수주 실적 개선에 따른 매출 증가와 그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 ▲고부가가치 특수선 수주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해양플랜트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자구노력 지속 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LNG선과 셔틀탱크선 등 적정 이익 확보가 가능한 선종의 수주가 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주량 증대뿐만 아니라 수주의 질도 향상된다는 의미다. 또 내년부터 적용되는 선박 평형수 규제와 이듬해 예정된 황산화물(SOx) 규제도 수익성 개선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부가가치 선종 공략해 수주목표 달성
“과거 해양공사를 수행하며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위기관리 능력도 확보했다.”
남 사장은 해양플랜트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예정된 북해 서아프리카 호주 등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2011년 셸의 프렐류드 FLNG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난 7년간 7건의 대형 해양공사를 연속적으로 수행하며 경험과 역량을 축적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오일메이저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이 삼성중공업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남 사장은 말했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확대된 만큼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행 안정성이 향상되고, 견적 당시 목표한 수익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 그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서아프리카 지역에 제작장을 보유하고 있어, 나이지리아 자바자바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 셸의 봉가(Bonga) FPSO 등의 공사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사장은 올해 목표한 82억달러 중에 상선과 해양의 수주 비율을 60대40으로 잡았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정해규 전무는 “상선 부문에서는 LNG선 셔틀탱크선 2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수주하고, 해양에서는 북해와 호주 등을 중심으로 해양프로젝트를 따내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1조5천억 규모 유상증자 성공 확신”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유상증자도 이날 간담회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1811억원을 출자했다. 남 사장은 “2016년 당시 5억불을 수주할 정도로 상황이 나빴지만 유상증자에 성공했다”며 “내년부터는 조선업 시황이 확실히 좋아질 걸로 본다.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은 2014년 말 추진했다 무산된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등과의 합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남 사장은 "LNG에 강점을 가진 대우조선과 해양플랜트를 주력으로 하는 우리가 합병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추측이 시장에 돌았는데 합병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대해서도 “경쟁력 확대를 위해 과거에 합병이 시도됐지만 무산된 이후 특별히 진행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회사 내부적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일감 확보를 꼽았다. 건조 물량 부족으로 고정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 사장은 “올해 목표를 달성하면 수주잔고가 14조원에 달해 2년치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여유을 가지면서 우리의 강점인 LNG선이나 셔틀탱크선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회사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으로 채권단의 압박 강도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 사장은 “조선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바뀐 게 없는데도 채권단에서 자금 회수를 심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대출금 회수 속도를 조절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주를 해놓고도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아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이 제 때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대리급 이하 사원들도 동의하에 임금반납을 실시하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인원은 정하지않고 상시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남 사장은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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