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2 16:40

잘 나가던 금융맨이 요리사가 되다!

<푸드 칼럼> 비스트로도마 우정호 셰프

월간 <물류와 경영>에 푸드칼럼 제의를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다. 딱딱하고 전문적인 경제전문 잡지에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경영과 경제에 관한 지식 그리고 거기에 요리에 대한 토크를 버무린다면 재미있는 글이 나올 것 같아 고민 끝에 푸드 칼럼을 연재하기로 했다.

인생의 전환점 ‘요리사’

나는 8년 반 동안 은행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다닌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은행창구에서의 영업경력, 홍보부에서 은행관련 기사들을 관리했고 자금부라는 은행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은행원의 경우 연봉도 다른 직종에 비해 높아서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왜 돌연 ‘요리사’라는 직종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요리사라는 직업은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 이 적은 직업 중 하나다.

나는 은행에 입사하고 1년까지는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집에서 식구들과 친구들에게 요리해 주는걸 좋아하고 맛있게 먹으면 한없이 기쁜 정도? 2000년 밀레니엄 때 있었던 일화가 있다. 친구집이 비어 파티제안이 들어왔는데 그냥 술만 마시기에는 특별한 날이니 한가지씩 요리를 가져오거나 만들기로 했다. 부모님이 음식점을 하는 친구는 메뉴중에 하나를 가져왔고, 편의점에서 만두를 사오거나 피자를 테이크아웃(take-out) 해오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요리를 하고 싶어서 유일하게 재료를 사고 ‘돼지고기 고추기름 겨자쌈’이라는 음식을 준비했다. 한시간에 걸쳐 돼지고기 목살을 삶고, 고추기름을 낸 후 야채를 채 썰어 돼지고기로 감싸 부추로 묶어 소스를 얹어 요리를 내었다. 10명정도의 인원이 5분도 되지 않아 내가 만든 음식을 모두 싹싹 비웠다. 허무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다들 “맛있게 먹었다”는 칭찬이 현재 나를 요리사로 이끌었던 초석이 되었던 것 같다.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은행을 다니고 1년 반 정도 지나서 일이다. 주말에 은행선배와 강남역에서 반주를 한잔하면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길을 걷다가 건물 7층에 요리학원이 보였다. 무작정 올라가서 커리큘럼을 보게 되었는데 ‘프렌치·이탈리안 취미커플 주말반’에 내 마음이 이끌렸다. 바로(술김에?) 학원을 등록하고 일요일마다 다니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흥미위주의 취미반이어서 내가 훨씬 요리에 대해 재미를 가질 수 있었다. 요리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었고, 심지어 직접 외부 활동중인 요리사들이 직접 와서 가르쳤다. 무엇보다도 음식이 정말 맛이 있었다. 당시 셰프님께 학원시간 끝나고 점심을 같이 하면서 요리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직업이 뭐에요? 요리는 취미로 다니시는 거죠?” 라고 그분이 물어봤다. 나는 ‘은행원’이라 답하고 그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은 심지어 나한테도 처음으로 “저는 요리사가 꿈입니다”라고 불쑥 말했다. 셰프님은 웃으시면서 “좋은 직장 다니시는데 왜 굳이 요리사 하세요”라고 되물었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면 정말 재미 있을꺼야!’라는 눈빛을 보내셨다. 내가 ‘처음으로 요리사가 되겠다’고 말한 고백이다.

그 후 나는 계속 주말반을 다니면서 프랑스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양식이라 외국에서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기간이 길지 않고 프랑스요리를 제대로 배워볼 수 있는 학원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내 딱 들어맞는 ‘Le Cordon Bleu’라는 프랑스 요리학원을 찾을 수 있었다. 프랑스를 가고 싶었지만 불어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가장 프랑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캐나다 오타와를 택하고 구체적인 학원내용과 필요서류 등을 준비하고 아버님과 상의를 하게 되었다. 물론 거절 당했다. 그 후 5년에 걸친 설득 끝에 부모님의 허락은 못 받고 회사를 자의로 그만둬 버린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요리를 못할 것 같았다. 결국 막심한 불효를 저지르고 오타와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지금 부모님께서는 누구보다도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해야지!

‘고기’는 내 인생

“고기 먹으러 가자!” 인생에서 꽤 설레이는 말 중 하나이다. 그 중 스테이크라는 말은 구이를 뜻하는 노르웨이 고어 ‘스테이크(steik)’에서 유래되었는데 고기 고유의 향을 센불에서 구워 맛을 얻어내는 것 과 소스가 포인트이다. 국내에서 스테이크의 종류는 보통 소고기로 생각하지만 서양은 돼지, 닭, 양, 사슴, 말 등 다양한 스테이크를 많이 사용한다. 특유의 누린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소고기를 선호하고 필자 역시 소고기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소고기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B1,B2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다. 소고기도 종류와 등급별로 나눠지는데 요즘은 미국산, 호주산등 냉장육의 수입이 많은 편이라 질 좋은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어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행복한 편이다. 소고기의 고소한 맛은 주로 이노신산 때문인데 이것은 소를 도살한 후 약 10일간 보존하는 숙성기간 중에 다량으로 생긴다. 그러므로 도살 후 어느 정도 숙성기간이 필수이다. 냉장수입 소고기의 경우는 유통기한이 3개월인데, 2달정도 진공팩에 숙성되어 레스토랑에 도달한다. 소고기는 4~5세의 암소고기가 연하고 가장 좋으며 그 다음에는 비육한 수소, 송아지, 늙은 소의 순이고 지방이 붉은 살 속에 곱게 분산된 것일수록 씹는 촉감이 좋고 조리하여도 단단해지지 않는데 고기의 단백섬유는 급속히 가열될 때 수축되어 단단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지방은 열의 전달이 느리므로 붉은 살 부분의 급속한 온도 상승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드는 것은 음악에 절대음감이 존재하는 것처럼 요리사 개인의 느낌이 제일 중요하다. 재료 한가지로 또는 소스와 고기를 조합하여 맛을 내는 것인 이상, 조합에 따라서 맛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는 고기의 본연의 맛을 중시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호주산 와규이고, 그 중 특수 부위인 ‘Rump cap’ 이라는 부위를 발견하게 되었다. 현재 일본산와규는 한국에 수입되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와규는 일본산 흑소를 지칭하는데, 원래 일제강점기때 한국산 흑소들이 일본에 빼앗겼으니 그 뿌리는 한국에 있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산 와규가 미국산 흑소인 블랙앵거스와 교배하여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사육되고 있다.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는 방법은 요리사들의 따라 노하우가 있겠지만 나는 고기두께 2~2.5cm로 결반대방향으로 자른 후 프랑스 게랑드지역 천일염과 굵은 후추를 사용하여 밑간하고 충분히 달궈진 그릴에서 한면당 2분씩 굽는다. 열과 고기의 환원당, 아미노산이 반응하여 진한갈색(Maillard reaction, 마이야르)이 되면서 고기의 향을 깊게 한다. 여기까지 진행되면 고기는 레어(Rare)까지 진행되고 버터를 올린 후 오븐에서 손님에게 맞는 고기 굽는 정도(Rare>Medium Rare>Medium>Medium Well-done>Well-done)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간혹 가정에서 허브소금을 이용하는데 향이 너무 강해서 추천하진 않는다. 프라이팬, 숯, 가스그릴을 이용할 수 있는데 필자는 숯향이 고기고유의 향을 해친다고 생각되어 직화 가스 그릴을 이용한다. 프라이팬을 이용한 조리법을 소테(saute)라고 하는데 보통 가정에서 많이 이용되고 굽고 남은 육즙에 소스를 바로 만들 때 용이하다. 고기안의 육즙을 고루 퍼지게 하기 위해 따뜻한 곳에서 5분정도 레스팅(resting)을 거친 후 최종 플레이팅을 마치게 된다.

스테이크와 일반 고기집 고기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소스에 있다. 소스의 경우는 재료비보다 가스비와 시간적인 정성이 많이 들어가서 ‘요리사의 피’라는 표현을 쓴다. 소뼈를 구워서 각종 야채와 허브, 와인 그리고 토마토 페이스트를 이용하여 적게는 8시간, 제대로 된 맛을 내려면 3일정도 끓여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스는 한스푼에 비용이 1400원 정도가 든다. 음식장사를 할 때 비용 중 가장 큰 것이 재료비인데 통상적으로 재료비는 음식값의 30%이하를 이상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더 맛있는 소스를 만들기 위해 매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고 좋은 결과물을 얻는 것이 요리사의 가장 큰 행복이기에 나는 앞으로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할 것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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