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과 인천항이 하루 간격으로 물동량 신기록 행사를 열어 이목을 모았다.
어제(26일) 부산항만공사(BPA)는 우리나라 최대의 관문이자 컨테이너 전용항만인 부산 신항에서 컨테이너 물동량 2000만TEU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부산항은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이라는 큰 파도를 겪었음에도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인 자성대부두가 문을 연 지 39년만에 세계 6번째로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부산항 외에 물동량 2000만TEU를 돌파한 항만은 세계 1위 항만인 중국 상하이를 비롯해 싱가포르 선전 닝보·저우산 홍콩뿐이다. 부산항을 바짝 뒤쫓고 있는 중국 광저우항도 2017년에 200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서병수 부산시장, 우예종 BPA 사장 등 600여명의 해운물류 관계자가 부산 신항 제3부두(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마련된 행사장을 찾아 부산항의 의미 있는 성과를 축하했다.
2000만TEU 달성은 세계 2위의 컨테이너 환적 허브항만으로 성장한 부산항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쾌거다. 무엇보다도 동북아 허브항만을 지향하는 부산항으로서는 수출입화물의 지속적인 증가에 이어 환적화물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부산항만공사 설립 직전해인 지난 2003년 부산항 물동량은 전체 1040만TEU로서 이중 환적화물은 425만TEU로 전체화물의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2000만TEU 달성시점에서 보면 전체 물동량(2050만 추정) 중 환적화물은 전년대비 4.3% 증가한 1026만TEU(2016년 983만TEU), 수출입화물은 5.6% 증가한 1014만TEU(2016년 962만TEU)를 기록하면서, 환적화물 역시 1천만TEU 시대를 열어 불과 14년 만에 600만TEU가 넘는 물동량 성장을 이룬 것이다.
▲항만당국은 선박의 통항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신항 초입에 위치한 '토도'제거 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에는 총 3437억원의 재원이 투입되며 오는 2020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 자료:부산항만공사 |
2000만TEU 달성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항만으로 자리매김한 부산항으로서는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바로 그동안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물동량 성적만을 놓고 항만을 평가하는 외형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는 선용품산업, 벙커링(선박급유), 선박수리업, 크루즈산업 등 고부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물류항만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인천항은 개항 134년만에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20피트 컨테이너)의 벽을 넘어서며 지난해 기준 세계 47위 항만으로 우뚝 서게 됐다. 인천항만공사(IPA)는 27일 인천 쉐라톤 그랜드호텔에서 해운항만물류업계 관계자 약 150명을 초청해 ‘인천항 300만TEU 달성 기념식’을 개최했다.
IPA는 지난해 인천신항 개장 등 항만 인프라 확충, 한중 FTA 체결에 따른 교역량 증가, IPA의 화물유치 마케팅 등이 효과를 보면서 2005년 100만TEU, 2013년 200만TEU 달성에 이어 4년 만에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300만TEU는 일렬로 연결하면 서울과 부산을 24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항로 수는 지난해 45개에서 올해 49로 4개 증가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확장성을 주목한 IPA가 본격 포트세일즈에 나서면서 올해 신규 항로 3개를 유치했다.
신규 항로 유치 효과로 대 동남아시아 1~11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하는 등 중국과 함께 인천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6월 개설된 중동항로와 미주항로 물동량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PA는 인프라 확장과 신규항로 유치 외에도 국내외 포트세일즈를 병행하면서 국내외 화주와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을 인천항으로 끌어 모았다. 특히 수도권과 교역량이 많은 타깃지역을 선정해 해당 지역의 고부가가치·대량화물을 조사하고, 수출입화주와 선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올해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304~305만TEU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비 13.5% 증가된 수치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게 됐다. IPA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400만TEU를 처리하는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고 환황해권 물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인천항 물동량 창출에 기여한 해운항만물류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유공자포상식도 가졌다. 해수부장관상 수상자로는 현대상선 박승준 항로기획팀장, 고려해운 심찬우 수출영업부장,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백일선 운영팀 차장,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김민엽 선임 등 총 11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인천시장상은 컴파스마리타임(이리슬‧IRISL 한국지사) 에브라히미 사장, SITC 홍철종 부장, 위동항운 손남섭 부장,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 박근철 차장 등 10명이 수상했다.
IPA 남봉현 사장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물동량 창출, 항로 유치 마케팅으로 2020년 350만TEU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힘차게 항해해 나갈 것”이라며 “더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동참해 유관 업단체와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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