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컨테이너선사 14곳이 결성한 한국해운연합(KSP)이 동남아항로에서 첫 구조조정의 결실을 거두게 됐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KSP 소속 선사들은 우리나라와 베트남 호치민, 태국 방콕 램차방을 잇는 컨테이너선항로를 내년 1분기에 취항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태국·베트남항로는 국적선사 10곳에서 총 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전체 운항선박은 총 24척. 한 노선 당 1700TEU급 안팎의 선박 3척이 배선되고 있다. 주간 선복량으로 따지면 1만4000TEU 정도다.
이 가운데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3곳(A그룹)이 운영 중인 한국-호찌민·태국2(KHS2)와 남성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천경해운 팬오션 등 5곳(B그룹)이 운항하는 태국·베트남익스프레스(TVX)가 하나로 통합된다.
8개 선사 신설항로 KST 확정…현대상선·SM상선은 통합서 빠져
선사들은 통합항로의 이름을 KSP 1호 노선이란 점을 부각시켜 ‘KST’로 붙였다. 한국해운-태국(Korea Shipping Thailand) 서비스란 의미다.
기항지는 인천-부산-호치민-램차방-방콕-램차방-호치민-인천 순이다. KHS2에서 부산과 울산을 취항해온 A그룹 입장에선 울산 대신 인천을 새롭게 기항하게 됐고, TVX가 부산 광양 인천을 들렀던 B그룹으로선 광양 기항을 중단하게 된 셈이다.
선박 운항사 선정이 노선 통합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신설 노선에 투입될 선박 수는 기존 노선과 같은 3척. 2개 노선이 하나로 뭉치면서 투입 선박도 반으로 줄어들게 됐다.
A그룹과 B그룹은 각각 1.5척씩 선박을 배선하는 것으로 합의를 마쳤다. 구체적으로 A그룹에서 1척, B그룹에서 1척을 고정적으로 투입하고 나머지 1척을 A·B그룹이 1년마다 번갈아 넣는 방식이다. 서비스 첫해인 내년엔 A그룹에서 2척, B그룹에서 1척을 배선하게 된다.
KSP 관계자는 “빠르면 1월에 서비스를 출범하자는 분위기지만 운항사와 선박 확정이 안 돼 아직까지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늦어도 1분기 안엔 배를 띄울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이번 서비스 통합에서 빠진 건 한계로 지적된다. KHS2에 선복용선(슬롯차터) 방식으로 참여하던 현대상선은 통합서비스엔 참여 안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기존 독자 노선만으로 서비스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현대상선은 현재 베트남·태국항로에 KVX NTH NHM 등 3개 사선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외국선사들과 손잡고 중국과 태국을 잇는 노선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SM상선도 VTX란 이름의 베트남·태국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하이퐁항로 통합 논의도 본격화…일본 간몬은 단계적 합리화
KSP 선사들은 나아가 베트남 하이퐁항로 통합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날 서울 모처에서 첫 임원 회의를 열고 항로 합리화의 방향을 모색한다. 한국-하이퐁항로엔 현재 주당 9000TEU의 선복이 취항 중인 반면 물동량은 4000TEU 안팎에 불과해 수급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KSP 체제 첫 통합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본 간몬(關門)항로 합리화는 선사들간 이견이 커 2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파악된다.
간몬 지역에 선박을 띄우고 있는 곳은 동진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천경해운 등 5곳. 이들은 2개 선사가 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배선하는 형태의 통합안 윤곽을 정했지만 운항사 선정에 난항을 겪어왔다.
향후 간몬항로는 동진상선과 흥아해운이 선복 공유 형태로 제휴하고 남성해운 장금상선 천경해운이 공동운항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다 내년에 통합을 추진하는 2단계 과정을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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