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7 13:01

“해외 P&I, 국내서 영업하려면 국내법 지켜야”

인터뷰/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문병일 전무
스탠더드와 제휴로 ‘보증 우려 해소’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클럽) 문병일 전무는 IG클럽(해외 P&I 카르텔) 멤버들이 국내 해운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국내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무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 P&I가 최근 KP&I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모 해외 P&I클럽의 무분별한 덤핑 영업으로 일부 해운사가 KP&I를 떠났다. 문 전무는 외국 보험사가 국내에서 영업하려면 보험업법에 따라 인가 절차를 밟아야 함에도 그런 과정 없이 국내 선주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KP&I는 한국해운 발전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무형의 인프라’라고 지적하고 국내 해운업계와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영국 스탠더드클럽과 공동인수 제휴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보증상의 문제점을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Q. KP&I가 올해로 설립한 지 17년이 지났다. 소감은?

KP&I는 1998년도에 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창립 작업을 해서 2000년 1월부터 인가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다. 설립 취지를 보면 이렇다. 그때 우리나라가 세계 7위 해운국이었다. 하지만 그건 선박의 규모를 일컫는 개념이다. 그런 하드웨어인 것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조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P&I를 마치 도로 항만과 동일한 개념이라고 봤던 거지. 한국해운이 보험을 통해 위험을 전가해서 위험을 떠안지 않고 운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였다.

그걸 외국 보험회사에 다 맡겨서야 안전하다 할 수 있을까. 국내 산업으로 가지고 오면 전문성이 좋아지고 일자리가 확보될 것 아닌가. 왜 다 외국으로 국부를 유출하나 하는 거였다. 당시에 가장 큰 건 외화를 유출하지도 않고, 또 국내에 위험을 관리하는 보험회사가 있음으로써 보험을 가입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일이 없도록 국내에서 해난사고 발생 시 잘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 취지였다. 저는 그 취지가 17년이 지난 지금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Q. KP&I가 한국해운에 기여하는 점은?

이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란이 제재(sanction)에 걸리게 되니까 이란의 선급은 활동할 수 없었고 선박도 P&I에 가입할 수 없었다. 근데 이란은 수출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 이란은 키타(QITA)와 키시(Kish) P&I클럽을 설립했다. 이 클럽을 통해서 이란의 선박은 P&I 보험을 사서 수출입을 지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급엔 가입할 수 없었다. 선급이 없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선박이 입출항 할 때마다 PSC(항만국통제)에 걸리게 된다.

이처럼 해운의 안전판이 되는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국선급도 마찬가지고 해양환경관리공단도 마찬가지고 그런 것 없이는 해운기업이 사고가 났을 때 안전하게 유지를 할 수가 없는 거지. (사고로) 사회적 비난을 받는다든가 여론의 공격을 받는다면 정상적인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그런 것들을 막아줄 수 있는 게 한국선급 해양환경관리공단 들이다.

마찬가지로 P&I도 배상책임보험이기 때문에, 특히 오염손해나 인명손해를 보상하는 것이기에 국내에서 갖고 있지 않고선 우리가 안정적으로 해운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거지. 그건 KR(한국선급), KOEM(해양환경관리공단)을 보면 안다. 저절로 전문성이 양성되고 인력을 고용하게 되는 거다. 우리가 국가필수국제선박제도를 도입했고 국가안보선대, 전략물자운송선박을 별도로 취급해서 관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KOEM KP&I KR는 그런 범주 안에 있는 산업이다.

Q. 최근 국내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KP&I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KP&I클럽을 왜 활성화시켜야 하는지에 관한 업계의 공감대가 필요할 것 같다. 현재 한국해운을 재건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이 재건은 하드웨어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인프라인 KR나 KP&I가 재건되지 않으면 하드웨어가 번창할 수 있는 기반이 강고하다고 할 수 없다.  KP&I에 적정 수준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는 국가필수국제선박이 모두 한국에 있는 보험회사에 가입해야 한다. 국가안보선대도 한국에 있는 보험회사에 가입해야 한다. 전략물자운송선박도 한국에 있는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본다.

실질적으로 전쟁이 나면 외국의 보험사는 이익에 따라 보험을 중단하거나 해지한다. 전쟁뿐만 아니라 선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때도 보험을 해지한다. 과거 모 국내 해운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자마자 해외 유명 P&I클럽으로부터 보험 거래 정지를 통보 받았다고 한다. 해외 P&I는 해운사가 어려움에 빠지면 위험이 증가한다고 떠나버리기 일쑤다. 당시 우리가 나서서 그 해운사와 거래를 했다. KP&I가 국내 해운업계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Q.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P&I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상황은 어떤가?

1999년에 선주상호보험조합법을 만들었고 이 법에 근거해서 KP&I가 설립했다. 한국에서 P&I 보험을 하고자 한다면 이 법을 따라야 한다. 유사하게 보험업법에서 보험사업을 하려면 인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 되면서 1998년에 일부 손해보험을 개방하게 됐다.

선박보험이 이때 개방됐다. 다만 P&I보험은 개방 대상에서 빠졌다. 그땐 국내 보험업계가 P&I보험을 제공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IG클럽들이 P&I보험을 100%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었지. 그 이후에 KP&I가 창립했고 해외 클럽에 가입해 있는 선박을 하나둘씩 유치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IG클럽 서비스에 걸맞도록 서비스 능력을 향상시키고 보험요율이 비싸지 않도록 경쟁력을 향상시켜 왔다.

하지만 출범한 지 17년이 흘렀음에도 국내 점유율은 아직도 18%에 불과하다. 게다가 IG클럽 소속의 모 해외 P&I클럽이 우리 조합에 가입한 선박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 결과 한두 국내 선사들이 그 클럽으로 넘어갔다.

우리와 해외 P&I 간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본다. 국내 해운업계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KP&I는) 보험요율이 경쟁력 있고, 서비스도 뒤처지지 않는다. 선사들이 가입만 해주면 된다. KP&I가 일정 수준 커지면 해외 클럽의 국내 서비스가 좋아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Q. 일본계 P&I가 국내에서 보험업 인가를 받지 않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과거엔 한국에 P&I클럽이 없었기에 외국 P&I가 그 틈에 이용해서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KP&I가 생긴지 17년이나 됐다. 이젠 한국에서 사업하는 외국 P&I도 우리와 동일한 규제 하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한국에서 KP&I 가입선박을 공략하고자 한다면 국내법에 따라 인가를 받고 해야 한다. 한국에다 세금을 내나? 한국사람을 고용하나? 아무것도 하지 않지 않는다. 그런 해외 클럽들이 마음대로 한국에서 아무 규제도 받지 않고 사업을 하게 해선 안 된다.

보험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외국에 있는 보험사가 한국에서 보험 사업을 하기 위해선 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메일(전자우편)이나 팩스로만 통신해야 한다. 외국 P&I가 인가도 받지 않고 한국에서 선주를 만나고 다녀선 안 된다. 국내 시장에서 KP&I와 경쟁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제도 안으로 들어와야 할 것 아닌가?

Q. KP&I를 어떻게 발전 육성시켜야 한다고 보나?

일본의 경우 JP&I(일본선주책임상호보험조합)의 자국 내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른다. 중국의 CPI(중국선주상호보험협회)도 시장점유율이 45% 정도다. 특히 중국 최대 해운사인 코스코쉬핑그룹은 올해 초 IG클럽에 가입해 있던 274척의 선박을 빼서 IG클럽 멤버가 아닌 CPI로 모두 옮겼다.

KP&I도 이제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각종 협약에 100% 문제가 없는지, 담보한도나 보증에 문제는 없는지 등의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IG클럽 멤버인) 스탠더드와 공동인수 제휴를 함으로써 어떤 문제도 없이 IG클럽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50만달러 이하 소형사고의 경우 KP&I가 직접 처리하고, 요율도 직접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선주들은 이 프로그램에 가입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KP&I와 스탠더드 두 클럽의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소형사고는 한국말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와 공동인수 제휴는 우리가 처음은 아니다. 일본 대형 보험사인 도쿄머린이 이미 시행하고 있고 중국 CPI는 IG클럽 멤버사 6곳과 제휴 중이다. 이미 검증된 프로그램이고 제휴한 양 당사자와 선주가 모두 상생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그동안 KP&I에 단독으로 가입하지 못했던 대형선박들이 대거 가입하고 그 결과 얻어지는 이익을 한국선주가 다시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방은 마련해 놨으니 이제 손님을 불러들여야 한다. 우선 국가필수국제선박제도, 국가안보선대, 한국해양진흥공사 투자선박, 산업은행 투자선박, 전략물자운송선박 등 정부가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운용하는 선박들이 KP&I에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KP&I도 국제화 전문화에 더욱 힘쓰겠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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