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최장기 명절 연휴 이후 부진했던 운임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연휴전 특수를 한껏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연휴 이후 수요 약세 전망은 그대로 반영됐다. 올초 중국 춘절 특수에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이 100%가 넘으며 화물이 다음 항차로 밀려 선복품귀 현상을 빚었던 북미항로는 추석 특수에는 맥을 못추고 있다.
미국 통관 통계 서비스 피어스에 따르면 아시아-북미항로 9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6.2% 증가한 141만573TEU(20피트컨테이너)를 기록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중국은 가구 수출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며 9월 한 달 간 북미 수출물량이 전년동월대비 6.6% 증가한 93만3255TEU를 기록했다. 한국발 실적은 소폭 증가했다. 9월 한국발 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1.4% 증가한 6만54769TEU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추석 전 밀어내기 효과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몇 달 째 감소세를 보였던 자동차 부품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타이어 부품도 늘었지만 일시적으로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10월 미서안북부(PNW)지역과 서안남부(PSW), 북미 동안의 소석률은 90~100%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석률은 높지만 여전히 한국발 물동량은 미 동안의 자동차 부품 수요 감소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부품 물량은 미국 현지 자동차판매 감소로 전년대비 약 30% 가까이 줄어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발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부품 수요가 대폭 줄어들자 외국계 선사들은 한국에 대한 선복할당량을 중국으로 확대했다.
미 동안 자동차 수요 급감은 운임에 타격을 줬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0월13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1367달러, 북미동안은 1801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대비 각각 47달러, 190달러 하락했으며 전월과 비교하면 128달러, 479달러나 뒷걸음질 쳤다. 미 동안 운임은 1년 만에 2천달러대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운임이 급등한 이후 다시 침체 수준으로 돌아갔다. 운임은 선사들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욱 하락세를 탔다.
추석 특수는 기대를 밑돌았지만 선사들은 아직 남아 있는 크리스마스 연휴 전 밀어내기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태풍 피해를 입은 휴스턴의 소비재 수요 증가도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최대 특수인 추석에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던 북미항로가 연말 특수로 현재의 바닥운임을 반전 시킬 지는 미지수다.
한편, 북미항로에서 프랑스 CMA CGM이 대만 에버그린을 제치고 수송량 1위 선사에 이름을 올렸다. CMA CGM은 APL 인수로 수송량이 합쳐지면서 9월 20만9000TEU를 수송해 14.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 에버그린은 13만7000TEU를 수송하며 점유율 10.5%를 차지해 CMA CMG에 3.1%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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