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이 내륙수로운송에 활용되는 바지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300만유로(한화 약 40억4000만원)의 기금 조성에 나섰다. 체선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로테르담항의 공급망을 개선해 환적수송을 원활히 하고 연결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로테르담항만청은 최근 로테르담에서 화물을 환적수송하고 있는 독일 스위스지역 해운항만물류업계 대표자들과 단체협정을 맺고 로테르담항의 내륙수로운송 부문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독일과 스위스가 이번 협정에 관심을 보인 건 북유럽 최대 항만인 로테르담항이 유럽 각지로 화물을 환적수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20피트 컨테이너(TEU) 1200만개를 처리하고 있는 로테르담항은 바지선 등을 활용해 유럽역내에 300만TEU를 수송하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로테르담항의 바지선 수송은 체선을 심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적수송에 의존하는 타 북유럽지역 물류기업들은 체선에 따른 납기일 지연 등으로 공급망에 치명타를 입었다. 로테르담항의 병목(bottle-neck) 현상 개선과 공급망 강화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항만청은 체선이 심화된 원인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바지선 수요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로테르담항이 처리한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666만2000TEU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4월 얼라이언스(전략적제휴그룹) 재편 이후 선사의 기항지가 대거 개편된 영향도 있었다. 또 신종 랜섬웨어 바이러스인 낫페트야 공격으로 선박입항이 한동안 금지됐고, APM터미널은 하역작업을 전면 중단하면서 불안정한 물류망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항만청은 지난 7월에도 로테르담항의 체선을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 물류흐름을 원활히 하는 데 집중했다. 가령 터미널 간 컨테이너를 환적운송하는 타부두환적(IT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만청은 마스블락트지구 컨테이너 터미널들을 연결하는 CER(Container Exchange Route)을 구상했다. 항만청은 CER이 조성되면 연결성 향상, 기항지 축소, 비용절감 등의 효과와 열차 바지선 피더선박의 운송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테르담항만청 알라드 카스텔레인 대표는 “이번 협정에 참여한 관계자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며 “내륙수로운송이 활성화되면 컨테이너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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