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나마운하청이 통항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적극적인 통항률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확장 개통한 파나마 운하에 1만4천TEU급까지 초대형컨테이너선이 입항할 수 있게 되면서 아시아-북미동안항로에서 파나마 운하 이용률은 크게 늘어났다. 파나마운하청(ACP)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 일일 평균 통항량은 5.9척으로 당초 예상했던 2~3척을 훨씬 웃돌고 있다.
영국 해운 분석기관 드류리는 파나마운하 확장에 미 동안 항만에서의 인프라 제약이 해소되고 부족한 수요까지 회복되면 통항 선박의 대형화는 더욱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봤다.
이미 선사들은 아시아-북미동안(ECNA)노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파나마운하 서비스를 통해 선박을 점진적으로 대형화 하고 있다.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아시아-북미동안 서비스의 운항 선박은 지난해 5월 4900TEU급에서 올 7월 7900TEU급으로 60% 가량 커지며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파나마 운하 평균선박 크기의 증가세도 지난 6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평균 선박크기를 따라 잡았다.
파나마 서비스 운항 횟수는 늘어난 반면 수에즈운하 이용률은 줄었다. 파나마 운하 서비스는 확장 이전과 동일하게 14개 서비스가 운영중이지만 수에즈 운하 서비스는 9개에서 5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나마운하 이용은 아시아-북미동안 항로 운항 선사들에게 인기가 높아 미국과 캐나다향 14개 서비스 중 8개 서비스가 수입항로에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고 3개 서비스는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기때문에 수에즈 운하 통과는 3개 뿐이다.
여기에 ACP는 수입항로에서도 파나마 운하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통항료 인하를 시행키로 했다. 10월1일부터 적용되는 인하정책은 기존과 동일하게 기본 통항료는 유지하지만, 수입항로 편도 운항에 대해서는 단일 통항료 대신 선박 크기에 따라 수출항로보다 TEU당 10~15달러 낮은 통항료를 지불하게 된다.
통항료 인하는 6000TEU급 이상의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에만 적용된다. 선박 선복량의 70% 이상을 채워야하며 운항기간은 파나마항 기항 기간을 포함해 28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 파나마 운하를 통한 왕복 서비스 모두 운송기간 기준을 충족하며, 상반기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나마운하 통항료 인하로 선사들이 받을 수 있는 비용절감액은 노선에 투입된 선박 크기에 따라 늘어나지만 노선 계획을 즉시 변경하기 쉽지 않은 만큼 파나마운하청의 통항료인하 정책이 선사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드류리에 따르면 현재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8개 서비스를 기준으로 평균 선박 크기가 6900TEU인 왕복서비스의 비용절감액은 척당 약 3만달러에 불과하다. 즉, 통항료 인하 조건에 맞는 80척의 선박에 대해 연간 총 통항료 인하액은 약 1300만달러(연간 약5회 왕복 노선을 운항을 전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쟁운하인 수에즈운하가 연말까지 45~65%의 통항료 환불을 연장했다. 이 제안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ACP의 통항료 인하에 따른 비용 편익이 선사들에게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할 가능성도 높다. ACP가 수입항로 통항을 늘리지 못하면 수출항로에서 추가 선박 통항 증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시아발 북미동안의 물동량이 상반기에만 8% 증가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뉴욕항의 베이온 다리 공사가 마무리되면 더 많은 대형 선박이 통항할 것으로 기대돼 파나마 운하 통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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