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6 09:09

주요 항만물류기업, ‘중량물 수송부진’ 이익 급감

하역·육송, 하반기 본격 ‘턴어라운드’ 기대
자산구조 효율화·안정적 포트폴리오로 수익성 제고

국내 주요 항만물류기업들의 상반기 영업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량물 수송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은 중공업과 철강업황 침체에 따른 일감부족에 매출액 부진을 면치 못했고, 이익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진해운 사태로 침체를 맛본 전통 하역사업은 신규 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른 영향으로 2분기부터 다시 흑자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이 상당해 상반기 영업실적은 전년 대비 악화됐다. 택배사업은 온라인 시장 강화로 물량이 급증했다. 기업들은 외형이냐 수익성 강화냐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 CJ대한통운 |
중량물수송 부진에 택배사업 성장효과 상쇄


CJ대한통운은 올 상반기 상당한 매출고를 올렸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발목을 잡았다. CJ대한통운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3028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급감한 290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상반기 매출액 성장은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과 지난 2015년 CJ로킨, 지난해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차례로 인수한 영향이 컸다. 또 CJ 스피덱스가 실적에 편입되면서 택배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플랜트업계의 시황 변화에 따른 중량물 전용선 가동률 하락과 인천 컨테이너 항만사업 철수, 택배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일시적 비용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

부문별로 하역이 포함된 CL(계약물류)과 포워딩부문은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고, 택배사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CL부문은 1조2699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0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포워딩부문 매출액은 1조26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67억원을 거두는 데 그쳐 전년 대비 20% 급감했다. 택배사업의 매출액은 9462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의 매출신장을 일궜다. 영업이익도 353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한편 법인세 부담액은 6개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219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거 전향했고, 상반기 택배 물량을 비춰보면 올 하반기에도 택배사업 성장세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진 |
‘2M’ 유치효과 본격 반영…2Q부터 하역사업 영업익↑


한진해운 사태는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한진은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로 주력 사업인 하역과 육운사업의 마이너스 성장과 택배시설 추가증설 비용이 영업실적에 반영됐다. 한진의 상반기 매출액은 8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1%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939억원 흑자에서 28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문별로도 창고부문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였다. 특히 하역부문은 1884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다. 연계사업인 육운부문은 1564억원의 매출액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32억원 흑자에서 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한진해운 사태 여파가 없었던 택배사업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상당한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최대 매출원인 택배사업은 2872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자동화시설 및 장비 추가투자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급감한 20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한진의 하역·육운 사업은 다시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인다. 하역부문은 최대 사업처인 부산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에서 2M얼라이언스를 유치한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물동량이 목표치보다 초과달성했다. 또 2분기 영업이익이 과거 CKYHE얼라이언스가 기항할 때보다 개선돼 올 3분기와 하반기 영업실적은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면개장을 앞두고 있는 인천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은 인천항의 주력 항로인 중국과 동남아행 물동량 성장세가 상당해 순조로운 영업흐름을 보이고 있다. HJNC의 성장세에 발맞춰 육운부문도 연말이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택배사업은 오토바이로 택배화물을 운송하는 신규 서비스 ‘퀵택배’를 도입해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내실을 꾀할 수 있는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농협물류와 전국 하나로마트 점포에 택배 취급점을 설치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앞으로 택배부문의 매출신장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2M이 HJNC를 본격 기항하면서 2분기 실적은 흑자를 보이고 있고, 매월 목표 물동량과 전년대비 물동량이 이미 초과 달성하고 있어 하반기부터 하역과 육운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택배사업도 프리미엄 서비스로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세방 |
자산구조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한다


세방은 상반기 3339억원의 매출액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1억원 당기순이익은 149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씩 급감했다. 운송수입이 33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났고 상품판매에서 24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지난해 냉장운송 전문기업과 세방매일주유소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상반기 실적에 반영됐다.

부문별로는 육상운송부문에서 159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항만하역부문은 966억원의 매출을 올려 육상운송부문의 뒤를 이었다. 컨테이너 부두 야드(CY)와 CFS등 보관사업을 하는 CY/CFS 사업은 22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세방 관계자는 “자산구조 효율화 등을 위해 일부 자산을 처분하면서 당기순이익 개선 효과를 보였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위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 동방 |
중량물 수주부진에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


동방은 조선·철강산업과 같은 전방산업 침체에 따른 수송물량 부족으로 매출과 손익이 크게 감소했다. 동방의 매출액은 2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도 55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대비 58%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했다.

부문별로는 항만하역이 1068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전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당기순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95%씩 각각 급증했다. 카페리 하역물량 증가가 매출과 손익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화물자동차운송과 선박운송부문은 국내 철강 조선업계의 부진에 따른 중량물 수송 물량 부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화물자동차운송부문 매출액은 761억원을 기록해 전년 상반기 대비 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억원 -8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선박운송부문은 513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동방 관계자는 “중공업 침체 등은 수송물량 감소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전반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반기엔 중량물 해송물량이 미약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 인터지스 |
안정적 포트폴리오로 성장세 이어간다


인터지스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2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 증가한 92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216% 급증한 35억원을 기록했다. 외화환산손실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24억원의 환율이익을 거둔 덕분이다.

최대 매출원인 운송부문은 올 상반기 9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수익성 제고를 꾀하면서 영업이익은 약 3억원 증가했다. 하역부문은 748억원의 매출액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14% 급증했다. 포항 2부두 자산 인수 효과와 시장점유율 확대로 매출액이 14% 증가한 덕분이다.

해운부문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줄어든 40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6억원을 달성했다. 불확실한 해운시황에 기존 케이프 및 파나막스급 선대 운용에서 수프라막스 선형 위주로 선대를 개편해 ‘수익성 강화’와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포워딩부문의 매출액은 3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급증했다. 인터지스는 포워딩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고, 숙련된 물류노하우로 외형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인터지스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 설립 완료로 동남아지역 전초기지를 마련했고 브라질 해외물류 조기 안정화 및 중국 연합 물류 연내 준공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인터지스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케이씨티시 |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비용절감으로 수익개선


케이씨티시는 울산 고려항만이 연결실적에 편입되면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중량물 수송물량 부진과 국제물류주선업체인 고려종합국제운송의 마이너스 실적에 손익이 악화됐다. 케이씨티시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0억원 1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운송 외 부문의 매출액은 1101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해상플랜트와 중장비 운송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작업 외 부문의 매출액은 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6% 감소한 27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BNCT)의 터미널 운영을 맡고 있는 케이씨티시는 지난 4월부터 오션얼라이언스를 맞이하면서 하역물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요율 인하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소화물부문은 자가창고 덕분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상승했다. 매출액은 374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3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났다.

KCTC 관계자는 “벌크와 컨테이너사업이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신규 재계약요율이 인하되는 등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매출액은 목표치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익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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