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 신항의 유일한 국적 부두 운영사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의 재무적투자자 펠리샤(유) 지분 50%-1주를 인수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BPA의 출자금액은 490억원으로, HJNC의 지분 약 12%를 취득하게 된다.
펠리샤 측이 제시한 지분 인수대금은 3650억원으로, BPA와 한진이 각각 490억원 1160억원 규모의 보통주 지분을 인수한다. 수출입은행도 우선주 지분에 투자하기 위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해양펀드를 조성했다. 이 중 수은의 여신 가능액 375억원에 대한 기획재정부 장관의 승인을 마쳤다. 차액은 민간 기관투자자들이 다음달 13일 전후로 조성할 예정이다. 글로벌 해양펀드 재원까지 마련되면 한진의 HJNC 경영권 유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펠리샤는 그동안 우선주 지분 매각을 희망해 자칫 신항 5개 부두 운영사가 모두 외국계 자본 소유가 될 상황에 처해 있었다. 신항의 5개 부두 중 한진이 대주주인 HJNC를 제외한 4개 부두가 외국계 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1부두와 4부두는 싱가포르의 글로벌 부두운영사(GTO)인 PSA, 2부두는 아랍에미리트의 GTO인 DP World, 5부두는 호주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가 대주주다.
국적 부두 운영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해수부는 BPA와 글로벌해양펀드를 통한 HJNC 재무적투자자 지분 인수를 추진해 왔다. 과거 BPA가 신항 5부두 운영사인 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BNCT)에 지분을 일부 출자한 사례는 있었지만, 그 이후 BPA의 부두 지분 인수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면서 이런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국적선사나 부두운영사가 부두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각 항만공사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수은은 우량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해양펀드 조성규모를 1조원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해양산업 지원정책에 발맞춰 국내외 주요 거점 부두와 항만 운영장비 등 해양인프라, 해양물류 및 해양자원개발 부문에 집중 투자해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해수부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은 “부산항만공사와 글로벌해양펀드가 참여하게 됨으로써 부산항 신항의 유일한 국적 터미널 운영사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우리 항만의 글로벌 경쟁력 뿐만 아니라, 항만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 물류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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