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남봉현 사장은 해운전문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인천항이 여객 250만명 물동량 350만TEU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환서해권 관광ㆍ물류허브 육성 정책을 구체화했다. 남 사장은 인천항 발전을 항만 재정비와 해양관광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신항과 신국제여객터미널, 자동차물류허브전략 등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Q. IPA 5대 사장으로 취임한지 2개월이 흘렀다. 소감은?
13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항에서 일하게 돼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인천항은 최근 물류와 해양관광 중심 항만으로 도약하며 전환기를 맞고 있다. 부분 운영 중인 인천신항이 하반기에 완전 개장할 예정이며 신국제여객터미널과 골든하버 건설도 원활히 진행하고 있어 수도권 물류허브이자 전진기지로서의 기반을 갖춰 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인천항만공사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미약하지만 인천항만공사 사장으로서 지역 현안해결을 위해 ‘소통’하고 ‘협력’하고 ‘화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도록 앞장서겠다. 특히 인천신항 개발이나 신국제여객터미널 건설 등은 항만과 지역 발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사업 아닌가? 사업의 성공을 위해 발로 뛰는 사장이 되겠다.
Q.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는?
인천항을 ‘환서해권 및 수도권 물류허브’ 이자 ‘해양관광의 메카’로 육성하겠다. 취임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재임 중인 2020년까지 컨테이너 물동량 350만TEU와 여객 250만명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실천전략은 크게 다섯가지다. 첫째는 항만인프라의 조속한 확대 및 항만기능 재정비다. 항만 인프라의 확대는 항만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신항만 건설 중심의 인프라 확대와 구항만 활용간의 조화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기에 신항만과 구항만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 창조에 집중하겠다.
두 번째 물동량 증대다. 지난해 인천항은 사상 최대 컨테이너 물동량을 기록했는데 인천항이 세계적인 항만의 바로미터인 30대 항만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60만TEU이상 처리해야 한다. 항만의 생존을 위해서도 물동량 증대는 최대의 과업이 될 거다. 재임 중인 2020년까지 350만TEU의 물동량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
세 번째는 해양관광 인프라 및 서비스 개선이다. 현재 남항 인근에 짓고 있는 신국제여객부두와 크루즈 부두, 터미널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인천항이 수도권에서 바다를 만나는 1번지, 해양관광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추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국제여객터미널 건설과 크루즈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기반시설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네 번째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다. 현재의 주 수입원인 임대료, 항만시설사용료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내부에서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전사가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섯 번째는 도심조화형 항만공간 재창조다. 현재 진행되는 내항 1·8부두 재개발을 비롯한 항만별 기능재배치, 친수공간 마련, 골든하버 건립 등을 통해 인천항을 인천의 명실상부 랜드마크이자 상업시설, 레저 문화시설이 포함된 해양문화 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Q. 올해 인천신항 1단계가 완전 개장하는 걸로 안다. 향후 개발 일정은?
인천신항 1단계 사업으로 송도 국제도시 서남단에 부두 길이 1.6km의 컨테이너 부두 6개 선석이 지어진다. 2015년 부분 개장 후 올해 4월1일 전면 개장한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에 이어 지난해 일부 개장한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도 올해 하반기 완전 개장을 앞두고 있다. 1단계가 모두 개장하면 인천신항의 총 하역능력은 210만TEU로 확대된다.
인천신항 개발계획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한진터미널이 전면 개장하는 올해 말 완공된다. 계획보다 3년 정도 앞당겨지는 거다. 2단계는 선광과 한진터미널 양측에 각각 1개씩 2개의 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6선석, 하역능력 210만TEU 정도다. 부두길이는 1.7km로, 물동량 증가 추이에 따라 건설시기가 결정된다. 2단계 부지는 총 15만㎡로, 이 중 공컨테이너장치장 부지 약 5만㎡를 확보해 올해 연말께 운영한다는 목표다. 내년이 되면 공컨테이너 8천개 정도 장치능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3단계는 장래 개발부지다. 역시 개발시기는 물동량 추이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컨테이너부두 13선석, 일반부두 4선석으로 개발 계획이 수립돼 있다.
Q. 지난해 인천항이 역대 최대인 268만TEU를 달성했다. 올해 마케팅 계획 수립이 중요할 거 같다.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2.7% 증가했다. 최신 항만인프라를 갖춘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들어서며 수도권을 배후로 하는 인천항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인천신항의 강점과 인프라를 중점으로 미주와 직접 연결하는 원양항로 및 아주항로의 신규 선대 유치 및 항로 다변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상선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항로를 취항 중이다.
특히 글로벌 해운시장의 뚜렷한 추세인 선사 얼라이언스 확장에 착안, 선대운용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타깃선사들을 우선적으로 집중 공략하고자 한다. 올해는 화종 유통구조 분석을 통해 맥주·와인·식자재 등의 고부가가치와 비철금속·자동차부품 등의 대량화물을 적극 유치 추진할 계획이다.
Q. 인천항의 배후부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신항 배후단지 건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신항 배후단지 1단계 구간의 부지 조성을 내년 말까지 마치고 2019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올 상반기까지 마치고 전기 등 신항 배후단지 1단계 외부 인입시설 실시설계를 올해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항 배후단지 임대료 산정을 위한 용역도 올 하반기 중으로 실시해 배후부지 준공과 함께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Q. 사드배치 보복으로 중국발 크루즈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크루즈 실적과 올해 전망에 대해 말씀 바란다.
지난해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는 총 62항차였고, 관광객은 16만5000명이었다. 메르스로 크루즈 입항이 급감한 2015년엔 53항차 8만8000명이었다. 지난해는 연말 사드 등의 영향으로 일부 크루즈가 취소되긴 했지만 메르스 사태 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는 지난 2월 신국제여객터미널 내 임시 크루즈부두 개장으로 환경은 더 좋아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금한령 등 국제 정세 불안정으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23항차 3만4000명을 목표로 정했다.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위해 현재 건설 중인 신국제여객부두를 성공적으로 건설해 인천항을 모항으로 출항하는 여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2018년 말 크루즈터미널을 완공해 2020년까지 총 222항차 37만여명이 인천항을 찾도록 하는 게 목표다. 앞으로 동북아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크루즈선사와 중국 국가여유국, 중국국적 크루즈선사, 전문 여행사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박람회 참가, 팸투어, 인터넷 홍보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Q. 한중카페리도 인천항 발전의 한 축이다. 운영 실적과 올해 목표는?
현재 인천항은 2개 터미널에서 한중카페리가 운영되고 있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은 총 3선석으로, 다롄 단둥 옌타이 스다오 잉커우 친황다오 등 총 6개노선이 취항하고 있다. 제2국제여객터미널은 인천내항 내 4선석으로, 웨이하이 칭다오 톈진 롄윈강 등 4개노선이 운항 중이다. 지난해 92만명의 여객이 카페리를 이용해 인천항을 오갔다.
올해는 국제카페리 여객이 96만6천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중국 정부의 금한령 조치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카페리 선사 및 관계기관과의 정보공유 및 공조체계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카페리가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하역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
Q. 신여객터미널을 복합관광문화단지로 조성하는 골든하버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골든하버 사업은 여객터미널 배후부지에 항만터미널 외에 상업 업무 레저시설 등의 복합시설을 유치해 인천의 랜드마크를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과 인천항 2종 항만 배후단지 개발을 이행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 유치 활동을 벌여 나가고 있다.
총 132만5000㎡ 중 상업시설 개발을 위한 복합지원용지 43만㎡를 올해 상반기에 사업자를 공모해 매각할 계획이다. 부동산엑스포, 타깃 지역투자유치업체 방문 등을 통해 잠재투자자 1:1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Q. 인천항 신비즈니스 모델로 꼽히는 LNG(액화천연가스) 냉열을 활용하는 냉동냉장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진행 상황은?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 LNG 기지에서 발생한 냉열을 활용해 냉동냉장 창고를 건설하는 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콜드체인 비용을 절감하고 신규 물동량 창출 및 인천신항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약, 운송거리 단축 및 단순 수입형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신선화물 제조 및 가공 등) 창출형 신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한 사례로 손꼽힌다. 해양수산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IPA가 기관별 역할을 정립해 적기에 건설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9월께 클러스터 입주 기업 공모와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Q. 자동차 물류 클러스터는 어떤 배경으로 추진하게 됐나?
인천항은 중고차 수출에 독점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항에서 처리한 자동차 수출물동량은 신차 30만대 중고차 20만대였다. 국내 전체 중고차 수출실적 23만대 중 87%가 인천항을 이용했지만 불법 중고차 수출, 환경오염 등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데다 민원 등의 각종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공사는 기존의 낡고 부정적인 산업구조를 탈피하고 친환경·최첨단 자동차 클러스터를 조성해, 안정적인 인천항 물동량 창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용역 결과에 따라 최종 후보지로 인천항 남항 일대, 즉 역무선부두 배후부지와 석탄부두 배후부지를 선정했다.
2021년까지 남항 부근 39만여㎡를 3단계로 나눠 자동차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중 판매장 26만여㎡를 조성해 400개 중고차 거래 업체를 유치하고자 한다. 이밖에 경매장 검사장 자원재생센터 세차장 교육체험관 공원 등도 마련된다. 올 상반기 중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해 하반기에 사업시행자를 선정한 뒤 2019년 착공해 2021년에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Q. 내항 재개발을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크다. 입장은 뭔가?
IPA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내항재개발의 취지와 항만개발의 흐름에 적극 공감한다.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해수부에서 2015년과 지난해 두 차례 사업시행자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사업성이 낮아 참여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해수부와 LH 인천시가 기본업무협약(MOU)을 맺고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공사도 인천시민들이 염원해온 항만재개발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Q. 내항 운영사 통합도 함께 추진 중이다.
내항의 지속적인 벌크물동량 감소와 과당경쟁으로 부두운영사의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내항물동량은 2007년 427만t에서 2015년 288만t으로 감소했고 운영사들은 연간 2백억원 적자를 보고 있다.
현재 운영사 통합의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10개 부두운영사와 공사에서 3억원을 마련해 지난해 5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중앙대에 용역을 맡겼다. 올해 8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지분출자, 시설 인력 조정방안 등에 대해 합의 후 세부 실행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다. 단순히 항만의 일부 공간을 개방하는 것을 넘어 부두별 기능 재정립 등 내항을 포함한 인천항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1부두 개방 확대와 1·8부두 재개발 사업의 완료, 신항 개발과 신 국제여객부두 건설 등의 항만기능 재배치가 이뤄지는 시기에 맞춰 재개발 사업 추진 전반과 관련돼 있는 현안을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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