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가 호성적을 거두며 2017년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항로 수출 물동량은 중국 춘절 전 밀어내기 효과를 톡톡히 보였다. 1월 물동량은 3년 연속 동월 실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진해운 사태 이후 선복부족 사태로 급등했던 해상운임이 다시 내려가던 때에 ‘때아닌’ 성수기가 찾아오면서 선사들을 미소 짓게 했다.
亞-美 수출, 중국·아세안8국 성장에 ‘4% 증가’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1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135만2천TEU를 기록, 전년동월대비 4%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월간 처리실적이 130만TEU를 넘어서면서 1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 대만 일본 3개국의 실적은 모두 뒷걸음질 쳤지만,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8국 서남아 4국의 성장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항로 최대 수출물량 선적 국가인 중국은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한 90만1천TEU를 기록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주력 수출품인 가구가 10.3%나 증가하며 전체 실적 증가를 이끌었고, 섬유 및 일반 전기기기도 각각 3.9%, 7.5% 증가했다. 중국은 아시아발 북미 수출 전체 물동량에서 66.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본토와 달리 홍콩과 마카오는 4% 감소한 2만7천TEU를 기록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달 한국발 북미 수출물량은 5만9천TEU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 8% 감소하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접어들었다. 북미항로 1위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이 전년동월대비 24.8% 감소한 데다, 일반전기기기도 7.3%나 감소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타이어 및 튜브는 -6.4%를 기록,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 북미항로에서 4.4%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일본발 물동량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8% 뒷걸음질 친 4만4천TEU를 기록했다. 일본은 차량 및 부품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1.3%나 줄어들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타이어 품목도 22.7%나 감소해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아세안발 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8.9% 증가한 20만2천TEU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에서 19.5% 급감한 7천TEU, 말레이시아는 9% 감소한 2만TEU에 머물렀지만 나머지 국가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마이너스를 상쇄했다. 특히 베트남은 가구, 섬유 제품의 폭발적인 증가를 배경으로 전년동월대비 20.3% 증가한 9만2천TEU를 수출했다. 태국도 3만7천TEU를 미국으로 실어보내며 전년동월대비 13.1% 증가를 신고했다. 서남아시아발 수출은 6만8천TEU를 기록하며 5.9% 증가했다. 서남아국가 중 방글라데시가 -5.8% 역성장을 보였지만 인도에서 8.1% 증가하면서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선사들 합종연횡에 희비 쌍곡선
선사별 실적에서는 지난해 선사들의 대대적인 합종연횡 여파로 점유율 변화가 두드러졌다. 프랑스 CMA CGM을 제외한 선사들이 적게는 6%대에서 많게는 60%까지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대만의 에버그린은 몇 년째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 에버그린은 1월에 전년동월대비 17.8% 증가한 15만2천TEU를 수송했다. 1년 전 9.9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던 에버그린은 1년 새 1.35% 포인트를 늘리며 북미수출 1위선사의 자리를 지켰다.
에버그린과 함께 2위 자리를 지켜왔던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차이나쉬핑을 흡수한 코스코에게 자리를 내줬다. 코스코는 전년동월대비 60.5%나 증가한 13만8천TEU를 처리했다. 지난해 6.65%에 머물던 시장점유율이 10.22%로 대폭 늘어나며 순위도 네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몸집을 키운 코스코의 등장은 나머지 선사 순위를 줄줄이 뒤로 밀어냈다.
머스크라인은 전년동월대비 23% 증가한 13만7천TEU를 수송했다. 덴마크 선사는 작년 6월 말 파나마 운하 확장에 맞춰 미동안 신규 서비스를 취항한 데 이어 한진해운 사태로 선복수급이 빠듯해지자 서비스를 늘리는 등 북미항로 확장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이나쉬핑을 흡수한 코스코에 순위가 한 계단 밀려나며 3위로 처졌다.
머스크라인과 2M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있는 스위스 MSC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MSC는 같은 달 무려 23% 증가한 11만7천TEU를 실어 날랐다. 점유율도 7.33%에서 8.67%로 늘렸지만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4위를 유지했다.
5위를 기록한 CMA CGM은 전년동월대비 6% 감소한 9만6천TEU를 수송했다. 점유율도 전년 7.91%에서 7.13%로 쪼그라들었다. CMA CGM은 합병 및 파산으로 원양항로에서 사라진 차이나쉬핑과 한진해운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7.13%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던 한진해운은 파산으로 북미항로에서 자취를 감췄고, 4.38%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차이나쉬핑은 코스코에 흡수되면서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순위에서 사라졌다.
6위와 7위를 기록한 APL과 현대상선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3계단, 5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렸다. APL은 전년동월 7만TEU에서 38%나 증가한 9만6천TEU를 처리했다. 점유율도 5.36%에서 7.10%로 대폭 늘렸다. 1년 전 12위에 이름을 올렸던 현대상선은 42%나 증가한 8만3천TEU를 처리했다. 한진해운의 물동량을 흡수해 점유율도 4.51%에서 6.15%로 대폭 확대됐다.
일본선사인 케이라인과 NYK, MOL도 전년동월대비 늘어난 수송량을 기록했다. 케이라인은 전년동월대비 6% 늘어난 8만3천TEU를 처리했지만 전년과 동일한 7위 자리를 지켰고, NYK도 15%나 늘어난 6만9천TEU를 수송했지만 전년과 동일한 11위에 머물렀다. 반면 MOL은 29%나 증가한 6만6천TEU를 수송해, 순위는 3계단이나 상승한 12위를 기록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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