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관세청은 71개의 필리핀 수입업체 및 관련 통관업체(관세사)를 수사 의뢰하고 이들의 면허중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수입화물 전량을 압류처분 했다고 지난 1월 13일에 발표했다.
총 71군데 수입업체는 마닐라 남항에서 44개 업체와 북항에서 27개 업체로 적발됐으며, 이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단속에 적발된 업체에 해당한다.
필리핀 관세청장이 한 방송매체에 출연해 가진 인터뷰에는 약 1천여 무역업체와 관련 통관업체들에 대해 모두 수입면허를 박탈했고 필리핀 관세청과의 업무를 중지시켰다고 언급함으로써 한 때 마닐라 물류업계 업체들이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고 큰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인터뷰 다음날 1월 12일 필리핀 관세청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는 127개의 수입업체와 해당 57개의 통관업체 명단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관세청과의 업무가 중단됐다고 게시됐다. 하지만 몇 시간 후에 이 게시물은 모두 삭제되고 필리핀 관세청장은 다음날 최종적으로 71개 업체를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업체들은 일정기간 동안 관세청 조례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을 수행할 것을 지시 받고, 그 기간 안에 관련 벌금 및 업무 시정을 마치면 필리핀 관세청은 해당 면허를 다시 복귀해 줄 계획이다.
이 업체들이 위반한 사항은 필리핀 관세청 조례 CMO No. 28-2007와 CAO No.08-2007에 해당하는 필리핀으로 수입되는 모든 화물은 선적서류에 품명을 상세하게 기재해야 하며, 해당 수입화물의 실제 가격과 해당 상품품목(HS Code)를 사실대로 정확히 신고해야만 하도록 되어있는데, 허위로 수량을 축소하여 기재하거나 관세가 낮은 다른 품목으로 변경 기재한 경우에 해당한다.
실제로, 한국은 필리핀을 포함한 아세안과의 FTA가 2007년부터 적용돼 대부분의 수입화물은 무관세로 수입되지만, 수입화물 가격을 낮추어 부가세나 기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수입화물 가격을 대폭 낮추는 UNDERVALUE가 성행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 관세청 직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컨테이너 검사 없이 일명 '묻지마 통관'으로 화물을 불법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이번 필리핀 관세청의 이러한 조치는 향후 필리핀으로 반입되는 수입화물에 대한 검사가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질 거라는 신호탄이다. 두테르테 새 정부의 공무원 부정부패 해소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어서 이러한 '묻지마 통관'이나 가격 축소 수입을 자행하는 업체와 이런 통관을 조장하는 필리핀에 있는 물류업체나 통관업체에게는 하나의 경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마닐라=장은갑 통신원 ceo@apex.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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